가상화폐요?
커피 한 잔 하면서 그녀는 투자로서 가상화폐를 어떻게 생각하냐 물었다.
그는 이미 식은 커피를 한 잔 머금으며 잠시 뜸을 들이다 그녀에게 말했다.
혹시 야구 좋아하세요?
그녀는 웃으며 응원하는 팀은 없지만 최강야구 덕에 야구를 좀 안다고 했다.
잘됐네요. 설명하기가 좀 더 쉬워질 것 같아요. 응원하는 팀이 없다고 하셨지만 있다고 가정해봐요. 그 팀이 9회말 2사까지 지고 있어요. 그것도 비교적 큰 점수차로요. 관중석 절반 정도는 이미 자리 뜨고 있어요. 겨울씨 같으면 앉아 있겠어요?
8회라면 모를까 9회 2사까지 기다렸는데 더 못 기다리겠어요? 끝까지 보고 가야죠.
그것도 맞는 말이군요. 어쨌든 차 막힐 거 생각하고 하면 자리 뜨는게 매우매우 합리적인 결정이겠죠. 겨울씨 얘기대로 8회쯤 진작 나간 분들도 있을테고.
근데 마지막에 대반전이 생긴 거에요. 1아웃 남기고 역전한거죠. 끝까지 기다려 응원한 팬들에게는 잊을 수 없는 경험을 선물한거죠.
그래서요?
그게 가상화폐에 투자한 것 같은 거에요. 마지막에 이기기 위해 9회 2사까지 기다리는 거. 가상화폐의 등락 그래프를 본 적 있어요? 현기증이 날 정도로 급등락이 심해요. 하지만 연간 수익률로 보면 섭섭한 수준이 아니죠. 9회 2사까지 버틸 정도로 강심장 아니면, 그 전에 자리 뜰 정도로 합리적이고 이성적이면 안하는게 좋아요. 심신이 파괴될 정도로 고통스러울 수 있답니다.
그렇군요. 설명 잘 하시네요. (웃음)
겪어보지 않았으면 이렇게 찰지게 설명할 수 있겠습니까. (웃음)
그래서 여름씨는 수익 좀 보셨어요?
이젠 그냥 야구장 가서 경기 즐겨요. 지든 이기든. 지면 아쉽지만 승부의 세계 자체가 주는 그것만의 즐거움도 있어요. 이런 멘탈 얻기까지 수업료도 상당히 지불했지만요. 나가요. 겨울씨 오늘 하루 책임질 정도의 돈은..덕분에 좀 벌었으니까요.
오늘 하루만인가요? (웃음)
말했잖아요. 내일이면 제 주머니에 먼지밖에 없을 수도 있어요. (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