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스름이 걷히고 나무가 색을 드러냈다
부지불식간 터져나온 탄성
그래 가을이었지
눈앞에 펼쳐진 온갖 색의 나무들
함께 한 시간 내내 알지 못했다
네가 어떤 색을 가진 나무인지
옅디 옅은 노랑인지 붉디 붉은 자주인지
그냥 너를 남들같은 푸르름으로 여겼다
가을이 되니 비로소 너를 알겠다
네가 어떤 아이인지
네가 주변 나무들과는 전혀 다른 나무임을
지난 겨울과 봄
그리고 최근의 여름까지도
너의 상처는 어느 정도까지 깊어졌을까
너를 알아보지 못하는 나로
너의 색을 이제나 알아보지만
아직 남아 있을까
이 곳에 남아 너를 가꿀 시간이
일평생 꿈이었던
너의 정원사로 일할 기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