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을 이해하는 새로운 방법, 서점

마블로켓 부산편 '서점의 스펙트럼' 서평

by baekja

산업 혁명 이후 사람들의 세상에서 발전과 활력의 중심은 늘 도시였습니다. 바쁘게 움직이는 많은 사람들과 쉴 새 없이 올라가는 굴뚝의 연기들은 도시가 삶의 중심지임을 나타내는 가장 눈에 띄는 상징이었습니다. 하지만,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말처럼 다양한 면모를 가진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는 도시를 그저 생산 활동의 중심지, 많은 사람들의 주거지 정도로 표현하기에는 부족함이 있습니다. 마블로켓은 이런 도시의 숨겨진 모습들을 찾아내는 데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사는 도시들 중 이번에 마블 로켓이 주목한 도시는 부산입니다.


흔히 부산에 대해 알고 있는 이미지들을 먼저 말해보겠습니다. 대한민국 제2의 도시. 대한민국에서 가장 큰 항구 도시. 광안리와 해운대 등이 포함된 바다 등.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모두 다 알고 있는 부산의 전형적인 이미지입니다. 하지만, 현재 300만 명이 넘게 살고 있는 도시를 위의 말들로 전부 표현할 수는 없습니다. 더 다양한 모습들이 이면에 숨어 있습니다. 그런 다양한 모습들 중 마블로켓이 선택한 것은 ‘서점’이었습니다.

사실 서점은 어느 도시에서나 볼 수 있는 평범한 공간입니다. 책의 대중화가 이루어져 책이 넘치는 지금 시대에서 서점은 도시에서 빼 놓을 수 없는 공간입니다. 그저 보통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부산에 있는 서점이라는 공간을 설명하고자 했다면 이번 마블로켓 부산편은 어떤 인상도 남기지 못했을 겁니다. 하지만, ‘서점의 스펙트럼’이라는 제목에 드러난 것처럼 부산만이 가지고 있는 무지갯빛 다양한 서점들이 마블로켓 부산편에 담겨 있습니다.


출판사와 시인, 화가 부부가 만든 손목서가부터 10년 이상 이어진 향이 가득한 샵메이커즈까지 매력적인 12개 서점들의 소개문은 무척 인상적입니다. 딱딱한 소개문이 아닌 직접 방문해보고 느낀 점을 담아낸 소개문은 자신이 서점에 방문한 것 같이 실감나는 느낌을 줍니다. 동주책방에서 블라인드 책을 사서 포장을 뜯고 책을 확인한 후 웃음이 새어 나온 경험이나 책방 한탸에서 진열된 책 표지들을 찍으려고 폰을 들었다가 포토존이 아니니 책에 집중해 달라는 메모에 다시 폰을 주머니 속에 넣은 경험은 그저 ‘서점의 스펙트럼’이라는 책을 만들기 위해 그 서점들을 방문한 것이 아니라 여행객으로서 각각의 장소를 진심으로 느끼기 위해 방문했다는 생각이 들게 합니다. 그리고 이처럼 진심으로 느끼는 과정은 그저 이름만 알고 있는 한 책을 파는 공간을 마치 내 애착이 담긴 장소인 특별한 서점으로 만듭니다.


부산은 광활한 공간입니다. 특히 부산이 고향이 아닌 여행객은 부산이 낯설 수밖에 없습니다. 마블로켓 부산편에서는 서점이라는 테마를 통해 광활한 공간인 부산에서 여행하는 길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광활한 공간에서 서점 몇몇을 애착을 가질 만한 장소로 지정하여 이를 따라 여행해보기를 권하고 있습니다. 서점 주변에서 더 볼만한 곳들을 소개한 'Explore more'는 이 여행길이 서점이라는 테마에 묻혀 단순해지는 것을 막고 좀 더 복합적인 여행길을 제시합니다. 뒤의 'Special'이나 ‘Brand in Busan'에서는 서점을 벗어나 부산을 새롭게 볼 수 있는 다른 장소들을 제시하며 더 다양한 부산 여행길을 열어두고 있습니다.


마블로켓이 소개하는 부산의 여행지들을 다 보고나면 이제 부산은 광활한 낯선 공간이 아닌 좀 더 친근한 여행지로, 애착을 가진 장소로 바뀝니다. 또한, 도시를 우리가 늘 알던 틀에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관점에서 볼 수 있음을 깨닫습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서 서점이라는 공간에 대한 의미도 다시 생각해 보게 만듭니다. 서점이 책만 파는 공간이 아니라 누군가의 기억과 추억, 애착을 담을 수 있는 장소이며, 그런 기억과 추억, 애착을 모으고 모아 한 시대의 문화를 바꾸어 나갈 수 있는 거대한 공간임을 마블로켓은 보여줍니다. 이처럼 다양하고 새로운 관점에서 도시와 테마를 살피는 마블로켓의 다음 여행지가 기대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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