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지 않아도 느껴지는 마음

아이와 나 사이, 말보다 먼저 흐르는 감정들

by 새싹조아

말하지 않아도 느껴지는 마음

아이는 아직 말을 하지 못하지만, 때로는 그 어떤 말보다 더 분명하게 자신의 마음을 전합니다. 눈으로 나를 찾는 순간, 손을 뻗어 품에 안기려는 움직임, 익숙한 기척에 얼굴을 기대는 그 작은 몸짓 하나까지. 그런 장면 앞에 서면 문득 깨닫게 됩니다. 우리가 나누는 진짜 대화는 꼭 말로만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걸요.


말하지 않아도 전해지는 마음, 그 감정들은 때로 위로보다 깊고, 설명보다 선명하게 다가옵니다. 그리고 그 조용한 순간들이, 우리가 부모가 되어가는 시간 속에 오래도록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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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말보다 먼저 전해지는 것들

아이가 태어나고 처음 몇 달 동안, 우리는 한 마디 말도 나누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아이는 나를 알아보고, 나도 아이의 마음을 조금씩 알게 됩니다. 처음엔 낯설었던 울음의 높낮이에도 감정이 실려 있고, 눈을 맞추는 시간에는 작지만 분명한 연결이 생깁니다.


아이와 나 사이에 오가는 것은 단순한 '정보'가 아니라 '감정'입니다. 무엇을 말했느냐보다, 어떤 마음으로 바라보았는지가 더 먼저 전해지는 순간들이 많습니다. 울 때는 품 안의 온도 하나로, 웃을 때는 눈가의 주름 하나로 우리는 서로에게 무언가를 건네고 있죠.


말보다 먼저 전해지는 감정은 아이에게 안정감을 주고, 부모에게도 안심을 줍니다. 그 교감은 언어가 없기에 오히려 더 깊고, 더 직관적으로 다가오는지도 모릅니다.


2. 아기의 눈빛이 말하는 순간

아기는 말을 배우기 전에 눈빛으로 많은 것을 말합니다. 낯선 환경에 놀라 눈을 동그랗게 뜰 때, 피곤함에 눈꺼풀이 천천히 내려올 때, 혹은 나를 바라보며 웃는 그 짧은 순간에도 아이는 분명한 메시지를 보내고 있습니다.


특히 엄마나 아빠의 얼굴을 가만히 바라보는 눈빛은 그 자체로 신뢰입니다. 아직 말로 표현할 수는 없지만,

'당신이 내 사람이구나' 하고 확인하는 것 같은 눈맞춤. 그 짧은 교감은 하루의 피로를 모두 씻어내는 위로가 되기도 하죠.


아기의 눈빛을 마주하는 일은 단순한 시선 교환이 아니라, 서로의 감정을 읽고, 함께 머무는 순간입니다. 눈빛을 통해 부모는 아이의 감정을 더 잘 이해하게 되고, 아이는 그런 따뜻한 시선을 통해 세상을 더 안전하게 느끼게 됩니다.


3. 손길과 품 안에서 이루어지는 대화

아기가 울 때, 가장 먼저 하는 건 품에 안는 일입니다. 단단히 감싼 팔, 이마에 닿는 체온, 심장 박동에 귀를 기울이는 그 순간. 말로는 아무것도 하지 않지만, 부모의 손과 품은 그 자체로 말이 됩니다. 괜찮다고, 여기 있으니 안심하라고, 그렇게 아무 말 없이 마음을 전합니다.


아기의 작고 부드러운 손이 부모의 손가락을 꼭 쥘 때, 그건 단순한 반사가 아니라 본능적인 연결의 시작입니다. 서툰 손길이라도 서로를 향한 감정이 담긴 순간들은, 어떤 말보다 더 선명하게 사랑을 느끼게 하죠.


밤중에 깨어 아이를 안아 달랠 때, 다 울고 나서 품 안에서 조용히 잠든 그 느릿한 호흡을 따라가다 보면 몸이 먼저 반응하고 마음이 따라오는 대화가 있다는 걸 깨닫게 됩니다. 우리가 나누는 교감은 반드시 말로 이루어지지 않아도 충분히 전해질 수 있다는 걸, 그 손길이 말해주고 있습니다.


4. 말을 배우기 전, 감정을 나누는 방식

아직 말은 하지 못하지만, 아기는 이미 수많은 방식으로 세상과 소통하고 있습니다. 울음과 미소, 몸짓과 소리, 눈빛과 기척. 그 모든 게 아이가 세상을 이해하고 반응하는 방식이죠. 그리고 그 앞에 있는 부모는 그 작은 신호 하나에도 마음을 열고, 온몸으로 반응합니다. 때로는 손을 잡아주고, 때로는 뺨을 쓰다듬으며, 어떤 날은 그저 함께 있어줍니다.


말은 없지만, 감정은 이미 오고 갑니다. 배고픔과 졸림, 불안과 서운함, 기쁨과 호기심 같은 복잡한 감정들이
짧은 소리나 표정 하나에 담겨 전해지고, 부모는 그 의미를 온몸으로 해석하듯 읽어냅니다. 그 과정은 언어보다 훨씬 섬세하고 밀접합니다. 눈빛을 주고받고, 몸을 기대고, 손을 뻗고, 눈을 떼지 않는 시간 속에서 부모와 아이는 '말하지 않아도 느껴지는 마음'이라는 독특한 언어를 함께 만들어가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부모가 먼저 익혀야 하는 건 아이의 언어가 아니라 아이의 감정입니다. 말보다 먼저 흐르는 그 마음을 포착하고, 이해하려는 노력은 아이가 자라 말을 배우고 세상과 소통하는 데 든든한 바탕이 됩니다. 이런 비언어적 교감의 중요성은 침묵 놀이를 통한 감정 소통과 언어 발달의 연관성에서도 강조되는데, 말 없이 교감하는 경험이야말로 아이의 언어 표현력과 공감 능력을 함께 키워주는 기반이 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 과정에서 부모 역시 누군가를 깊이 이해하려는 법을 다시 배워갑니다. 아이를 통해 감정의 언어를 되짚어보는 것. 그것이야말로 말보다 더 깊은 대화의 시작일지 모릅니다.


5. 아이도 부모의 마음을 느낀다는 것

우리는 종종 아기가 아직 어리기 때문에 모든 걸 이해하지 못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아이는 말보다 감정에 먼저 반응하는 존재입니다. 표정의 미세한 변화, 안는 자세의 긴장감, 목소리의 떨림과 망설임까지 아이는 아주 민감하게 감지해냅니다. 부모가 힘들거나 초조할 때, 그 감정은 말하지 않아도 아이에게 그대로 전달되곤 합니다.


기분 좋은 날, 웃으며 아이를 안아줄 때와 지친 얼굴로 겨우 품에 안아주는 날의 차이를 아이는 모를 것 같지만, 사실은 느끼고 있습니다. 말로는 괜찮다고 하면서도 어딘가 힘이 빠진 손길, 익숙한 멜로디지만 어딘가 지친 목소리, 그 모든 사소한 변화들이 아이의 감정에 잔잔한 파장을 일으킵니다.


아이들은 말보다 분위기에 먼저 반응합니다. 그래서 어떤 날은 유난히 안기려고 하거나, 갑자기 쉽게 울기도 하죠. 그럴 때면 아이는 자신의 불안을 표현하는 동시에, 부모의 감정이 필요하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 마음을 눈치채주는 일, 그리고 말없이 안아주는 일이 아이에게는 가장 큰 안정이 됩니다.


이 연결은 부모에게도 특별한 경험입니다. 누군가가 나의 감정을 읽고 반응해준다는 건 어른이 되어도 좀처럼 경험하기 어려운 일인데, 아이와의 관계에서는 그것이 매일 일어납니다. 그만큼 아이는 부모의 마음을 읽고, 부모는 그 감정을 잘 전달해야 할 책임을 배우게 됩니다.


말을 하지 않아도 서로를 느낄 수 있다는 것. 그건 아이와 부모 사이에 존재하는 가장 따뜻한 언어이며, 함께 성장하는 데 꼭 필요한 연결입니다.


6. 말 없는 시간 속에서 더 가까워지는 사이

때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아도 충분한 순간들이 있습니다. 눈을 맞추고, 조용히 웃으며, 아이의 머리카락을 쓸어내리는 그 시간들. 그 침묵 속에는 말보다 더 많은 감정이 흐릅니다. 설명하지 않아도 이해받는 느낌, 존재 자체로 연결되어 있다는 확신. 부모와 아이 사이에는 그런 조용한 교감의 순간이 자주 찾아옵니다.


특별한 말을 하지 않아도, 서로의 리듬에 몸을 맞추는 일. 낮잠을 재우다 나도 함께 잠들어버리는 오후, 잠든 아이의 손을 꼭 잡은 채 가만히 있는 밤, 말은 없지만 마음이 같은 방향을 향하고 있다는 감각이 스며드는 시간들입니다.


그 조용한 순간들이 쌓이면, 관계는 조금씩 더 단단해집니다. 무언가를 계속 하지 않아도, 열심히 설명하지 않아도 '이 사람이 나와 함께 있어줄 거야'라는 믿음은 오히려 말 없는 시간 속에서 더 깊어지죠. 말로 전달되지 않는 사랑은, 오히려 더 진하고 오래 남는 법이니까요.


우리가 기억하는 따뜻한 순간은 대부분 그저 함께 머물렀던 시간들입니다. 아이가 말이 트이기 전의 수많은 시간들, 부모가 다 설명하지 못했던 마음들. 그 모든 침묵과 숨결 속에서 우리는 서로를 조금씩 더 알아가고, 더 가까워졌습니다.


말보다 더 깊은 연결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은 말로 가득 차 있지 않습니다. 오히려 말없이 마주한 순간들, 손끝과 눈빛으로 이어진 교감이 더 깊은 기억으로 남는지도 모릅니다.


말하지 않아도 전해지는 마음. 그 조용한 사랑을 매일 나누고 있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우리는 충분히 잘하고 있는 걸지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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