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운동을 시작한 지이 년이 지났다. 처음 며칠은 힘들었다. 한 달이 넘어가면서 자리를 잡아간다. 비가 오거나 다른 일이 있어 운동을 하지 못하는 날은 허전하다. 오늘은 목적지는 여느 때와 달리 집 근처에 있는 산을 오른다. 포장된 길을 따라 걷는다. 방파제 근처 신호등을 건너면 산 길로 접어든다. 가파른 계단은 곳곳이 폭우에 흙이 쓸려나간 흔적이 남아있다. 사람들의 통행이 뜸해서 인지 아니면 비가 자주 내린 탓인지 높게 자란 풀들이 발걸음을 주춤 느리게 만든다.
등산로를 따라 걷다 보면 산림 속 도로를 만난다. 승용차가 서로 비켜 갈 정도의 비포장 길은 경사가 크다. 간혹 도로 관리 때문인지 시멘트로 포장을 한 곳도 있다. 긴 경사 길을 올라서면 순환 도로가 이어진다. 제법 다듬어진 황톳길이다. 여기부터는 신발을 벗어 양손에 쥐고 맨발 걷기에 나선다. 가끔 작은 돌을 밟아 발바닥이 따끔하다. 넓고 큰 돌은 상대적으로 부드러워 가볍게 마사지하는 정도다.
요즘 학교 운동장이나 체육공원에 맨발 걷기를 하는 사람을 자주 볼 수 있다. 신발을 벗고 맨발로 땅이나 모래, 잔디 등의 자연적인 재료 위를 걷는 것을 말하는데 몸의 에너지 대사를 촉진시키고 세포의 활력을 높여준다. 단순한 운동이 아닌 건강을 증진하고 스트레스를 해소하며 자연과의 교감을 느낄 수 있는 중요한 활동이다. 걷기를 통해 건강한 삶을 추구하고 다양한 건강 문제를 예방하고 치유할 수 있다.
맨발 걷기는 모든 나이에서 이루어질 수 있고 일상생활에 쉽게 적용할 수 있는 치유의 방법이다. 맨발로 걷는 것은 스트레스와 염증을 감소시키는데 효과적이라고 한다. 지구 표면의 전자와 연결되면서 신체의 활성산소종을 중화시키고 급성이나 만성 염증을 줄 일수 있다고 한다. 에너지 대사의 핵심 물질 생성이 증가하면서 노화가 지연되고 활력이 상승한다. 맨발로 지구와 접촉하면서 생기는 자연의 에너지는 우리 몸의 다양한 건강 효능을 가져다준다고 한다.
어릴 적 시골에서 성장할 때다. 햇볕에 달궈진 백사장을 걸을 때면 발바닥이 따끔거렸다. 이때 작은 그늘은 화끈거리는 순간을 비켜가게 해 준다. 할머니 집을 찾아가는 길에 맞이하는 길고 긴 백사장은 고역이었다. 어른들은 달아오른 모래로 몸을 뒤덮어 모래찜질로 더운 계절을 보낸다. 면역력을 높이고 무더위를 견디는 한 방법이었으리라. 예전 선조들이 일상생활에서 행했던 일을 이제 우리들은 맨땅을 찾아 나서야 흙을 밟을 수 있을 정도다. 제각기 건강한 여생을 보내기 위해 저마다의 방법을 찾아 나선다.
생활 자체가 맨발로 지내던 때와 지금은 사뭇 달라졌다. 농경 사회에서 흔하게 접하던 흙 밟기는 따로 시간을 내어야 한다. 이전에는 생활 속에 녹아들어 의식하지 못하고 지내왔다. 맨발 걷기의 효능을 별도로 말하지 않았다. 비단 이뿐이겠는가? 많은 것에서 우리가 잊고 지냈던 일에서 현재의 삶에 영향을 주고 가치를 높이는 것이 허다하다. 삶에서 우러나는 조상의 지혜를 접목해 보자. 새것만이 최고가 아니라 옛 것의 바탕 아래 창조될 때 현재의 삶이 건강하고 윤택해진다. 이것이 모여 문화를 형성하고 역사가 되리라. 건강한 삶을 누려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