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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니?

부스터 샷을 맞은 아들에게

by gentle rain

아들!

괜찮니?

어제 코로나 백신 3차 접종 후에도 독서실에 가고, 오늘 밤에는 지구과학 노트 정리를 하고 있는 아들. 아빠 마음이 안쓰럽네. 어디 아픈 곳은 없니?

엄마, 아빠, 형아 모두 3차 접종까지 모두 끝냈지만, 현이는 굳이 3차 접종까지 해야 하나? 생각했었어. 코로나 확진자가 눈덩이 굴러가듯 불어나고, 백신을 맞지 않고 확진이 되면 많이 아프다고 하길래 3차까지 맞게 했네.


현아,

아빠 학교도 선생님들과 학생들의 코로나 확진으로 수업방식의 전환과 보결 등이 급작스럽게 늘어나고 있단다. 다들 긴장하면서 피로감이 쌓여가는 것 같다. 아빠도 출근이 부담이 된다. 통제할 수 없는 상황에 적응하면서 많은 에너지가 소모되는 느낌이다. 현이는 괜찮니?


현아, 이런 기도문 본 적 있니?

"하나님,

내가 변화시킬 수 없는 것들은 받아들이는 평온함을 주시고, 변화시킬 수 있는 것들은 변화시키는 용기를 주시고, 이 두 가지를 구별할 줄 아는 지혜를 주소서"

(God, grant me the serenity to accept the things I cannot change, The courage to change the things I can, And wisdom to know the difference.)

이 기도문은 라인홀트 니버(Reinhold Niebuhr) 목사님의 '평안의 기도(Prayer of Serenity)'라고 하는구나. 마스크를 쓰고, 손을 씻고, 백신을 부스터 샷까지 맞아도 코로나 확진이 되기도 하고, 책가방을 싸고 학교 갈 준비를 했는데 갑자기 온라인 수업으로 바뀌기도 하는 지금의 상황에 참으로 어울리는 기도문 같구나. 아빠도 바꿀 수 없는 상황을 받아들이고, 바꿀 수 있는 것들은 바꾸고, 이 두 가지를 구별하길 기도한다.

"하나님 아버지,

주님의 평안과 용기와 지혜를 주옵소서.

끝까지 인내하길 소망합니다.

새 힘을 주옵소서. "


현아,

학업이 부담이 될 것 같은데 내일이 첫 대면 수업이라며 미소를 보이는 걸 보니 마음이 놓이는구나. 오랜만에 친구들도 만나고, 선생님도 만나고, 급식도 먹겠구나. 지난 2주간 온라인 수업으로 하루 종일 모니터를 보느라 눈도 허리도 아팠을 텐데. 고생이 많았다. 또 급작스런 상황의 변화로 수업방식이 비대면으로 다시 바뀌어도 '평화의 기도문'을 생각하며 전보다 조금은 여유 있게 받아들일 수 있기를 기도한다.


현아, 아침에 만나자.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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