쉰 번째 엄마의 생일에...
아들,
엄마가 코~ 잠드셨네. 작년 휴직 후에 복직한 엄마가 많이 피곤해 보인다. 엄마의 생일이 곧 다가오네.
아빠에게 시집와서 여러모로 애쓰고, 수고한 엄마. 이제 쉰이 되는구나.
며칠 전 엄마에게 받고 싶은 생일선물이 뭐냐고 물었을 때는 물욕이 없다고 했는데, 어제오늘 연이어 물으니 엄마가 얘기해줬어. 강민이는 이 중에 무얼 사드리고 싶어?ㅋㅋ
첫째, 화장품 트윈케이크 21호. 트윈케잌은 먹는 건 아니고, 피부톤을 일정하게 잡아주는 역할을 하는 화장품이야. 폴더폰처럼 생겼지. 뚜껑을 열면 거울이 있고 말이야. 23호란 파운데이션의 색상과 밝기의 정도를 뜻해. 엄마가 요즘 사용하는 트윈케잌은 엘지 생활건강의 su:m인데 할머니에게 선물 받은 것 같아. 엄마한테 미안하네. 그럴듯한 브랜드의 화장품이 없네.
둘째, 바지
봄에 학교에 입고 갈만한 무난한 색상과 디자인. 허리 사이즈는 이따가 말해줄게. 엄마의 프라이버시일 수도 있을 것 같아서. 그런데 바지는 좀 어렵다 그렇지?
셋째, 가죽 마우스 패드.
무선 키보드와 마우스를 올리고 쓸 수 있는 넓은 직사각형 모양. 아빠 생각에는 민이가 잘 살 것 같다.
넷째, 손목시계
엄마 손목시계가 몇 개 있는데 조금씩 망가지거나 낡았어. 시계는 좀 부담되지?
다섯째, 제트 스트림 볼펜 검은색 심. 그런데 생일 선물로는 좀 약하지?
아빠가 시계, 현이는 화장품-트윈케익, 민이는 가죽 마우스패드. 어때?
다른 생각 있으면 얘기해주세요~
엄마 생일이 토요일이니까 금요일 밤에 거실에 생일 데코레이션을 하자. 아빠가 목요일에 다이소에서 사 올게. 그리고 생일 축하 카드도 각자 쓰자. 어때? 100세 인생의 딱 중간인 생일을 맞이한 엄마, 작년 휴직기간이 인생의 하프타임이었다면, 이제 인생 후반전이 시작되는 엄마의 생일을 많이 축하하고 축복하자.
민아
아빠는 엄마 생일날 2시에 결혼식장에 가야 해서. 온 가족이 축하하는 식사는 저녁으로 하자. 일정 괜찮니?
저녁 뭐 먹고 싶어? 엄마 생일 아침은 아빠가 미역국을 끓여볼까 해. 저녁은 집에서 만들어 먹을까? 외식을 할까? 아니면 개성 손칼국수 집에서 지난번처럼 3인분 사 와서 집에서 끓여 먹을까? 어때?
엄마의 50번째 생일인데, 생일 축하 노래도 불러드리자. '아주 먼 옛날' 어때? 너무 올드한가? 민이가 기타, 아빠는 피아노, 현이는 카바사? 노래는 다 같이...
손편지는 각자 읽어 드리자. 잔잔한 음악도 배경음악으로 틀고 말이야.
엄마의 생일을 축하하는 우리의 드레스코드는 어떻게 할까? 검은색 목폴라에 빨간색 나비넥타이는 어때? 나비넥타이는 아빠가 준비할게. 케이크도 사야겠다.
하나님이 많이 많이 사랑하시는, 아빠와 아들들이 정말 정말 사랑하는 엄마의 생일을 준비하는 기쁨을 누려보자!
다른 아이디어 있으면 답글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