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아,
스무 살 우리 아들의 아름다운 사랑이 뜨거운 여름에 시작되었는데 이제 선선한 가을이 되어가는구나. 아들 얼굴 보고 자려고 하는데 언제까지 깨어있을지 장담할 수가 없네. 방금 전에 헬스장에서 운동하고 왔거든. 기분 좋게 살짝 피곤하네.
추석 때 아들의 여친이 아들 편으로 보내준 맛있는 떡. 고마웠어. 추석 연휴에 그 바쁜 떡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도 대견한데, 남친의 부모에게 선물을 하는 여친의 마음이 지금도 고맙게 남아있다.
민이 핸드폰 배경화면에 있는 여친과 찍은 사진을 보니, 우리 아들이 '다 컸구나' 싶다가도 살짝 낯설기도 하다. 아들에게 여친이 처음인 것처럼, 아빠에게도 아들의 여친이 처음이라 조금씩 적응하고 있는 거 같아.
민아,
카투사를 가려고 토익시험을 며칠 공부하더니 200점 가까이 쑤욱 오른 아들의 점수를 보면서 하나님의 은혜임을 고백하게 되더구나. 하나님께서 아들에게 주신 것이 많네. 카투사 합격자 발표가 11월이라고 했지? 토익 780점 이상의 지원자들 중에 무작위로 선발되는 카투사에 합격해서 자주 얼굴 보면 좋겠다. 영어회화도 좀 더 편해지면 좋고. 혹 카투사가 아니더라도 아들은 군대에서 잘 지낼 게 확실해. 엄마, 아빠가 매일 기도할 거고. 무엇보다 하나님께서 민이를 눈동자처럼 보호하실 거라 아빠는 걱정하지 않아.
새벽이슬 같은 순결한 주의 청년인 아들, 잘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