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들이 군대를 간다니 실감이 안 나는구나. 이제 입대할 날이 한 달이 채 안 남았구나. 춥지도 덥지도 않은 4월 입대라 감사하네. 민이가 '일상 선교사'를 소원하며 대학진학을 한 것처럼 군대에서도 성령충만한 군선교사로 지낼 것을 믿음으로 함께 기도한다.
프랑스 작가인 마르셀 프루스트는, "진정한 발견은 새로운 땅을 찾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눈을 갖는 것" ("The real voyage of discovery consists not in seeking new landscapes but in having new eyes.")이라는 명언을 남겼다고 하더구나. 지금과는 많이 다른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눈을 갖는 발견의 시간이 되면 좋겠구나. 하나님과 더욱 친밀해지는 기간이 되길 기도한다. 또한 군생활을 통해 지경을 넓혀주시길 기도한다.
영국식 발음에 매력을 느꼈던 민이가 미국식 영어에도 익숙해져서 자신의 생각을 영어로도 편하게 표현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가져본다. 아빠도 이참에 영어공부 다시 해보려고 해.
30여 년 전, 용산에서 카투사생활을 했던 아빠 친구의 초대로 용산기지를 방문한 적이 있어. 고기와 피자 등 풍성한 먹거리가 제일 먼저 기억나는구나^^. 친구는 군대에서 학력고사를 다시 보고 본인이 원래 가고 싶었던 화학공학과로 입학을 했었지. 친구에게는 군생활이 또 다른 기회의 장이었던 것 같아.
민이가 교수님에게 군대에서 무얼 공부하면 좋겠냐고 메일을 보냈더니 AI공부하면 좋겠다고 답장을 받았다고 했잖아. 아빠는 그때 민이 이야기를 들으면서 민이가 자신의 앞날을 스스로 찾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흐뭇하더라. 아빠는 오늘 아들의 도움을 받아 처음으로 ChatGPT를 사용해 보았네. 여러 질문을 해보았는데 잘 정리해서 답해주더구나. 미디어에서 ChatGPT 보도가 집중되기 전에 이미 사용하고 있던 아들, 사용법 알려줘서 고마워!
절친들과 다녀온 일본여행 사진을 감각적인 터치로 편집하고, 이를 기반으로 동영상까지 만들어내는 아들의 능력이 부럽더라. 급변하는 세상에서도 자신만의 미학을 창조하는 아들이 멋지고 든든하구나.
민아,
지난주 설교 중에 하나님께서는 기드온에게 항아리와 나팔을 전쟁도구로 쓰게 하시는, 목사님 표현대로 비대칭 전략을 사용하게 하셨다는 말씀이 기억에 남는구나. 오늘 다시 한번 사사기 6장 34절 말씀, "여호와의 영이 기드온에게 임하시니 기드온이 나팔을 불매..."를 읽으면서 하나님의 영이 임한 기드온이 주저하지 않고 그 소란한 전쟁 중에 나팔을 부는 장면이 상상되더라.
기드온에게 임하셨던 성령님이 우리 아들, 민이에게도 임하여 군대에서도 영적으로 승리하는 매일을 살아갈 것을 믿음으로 기도한다.
민아,
그럼에도 불구하고 낙담되고, 힘든 일이 있을지 몰라. 그럴 때는 시편 37편 24절 말씀을 묵상해 보자꾸나.
"그는 넘어지나 아주 엎드러지지 아니함은 여호와께서 그의 손으로 붙드심이로다"
우린 결코 아주 엎드러지지 않는 하나님의 자녀임을 기억하자. 아빠도 자주 넘어지기에 이 말씀이 더욱 귀하게 와닿는 것 같아. 아직도 젊은 세대들이 많이 사용하고 있는 것 같은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이란 말처럼 꺾이지 않는 마음으로 군생활을 무사히, 건강히 지내기를 기도한다.
민아,
혼자 떠나는 제주도 여행, 아니 하나님과 동행하는 제주도 여행. 행복하고 즐겁기를 바란다.
사랑한다. 우리 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