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저것 다 짐으로 느껴집니다. 훌쩍 부산으로 드라이브 가고 싶습니다. 그러나 부산은 너무 머네요.ㅋㅋ. 남에게 좋은 모습만 보이려고 하다가 지친 것 같습니다. 비언어적인 것 하나하나 전해지는 관계가 피곤합니다. 사과하기도, 새로운 결심을 하기도 지칩니다. 그냥 낯설지만 쾌적한 곳에서 밤을 보내고 싶습니다. 번아웃일까요?
직업적으로 마음이 힘든 사람들의 이야기를 지나치게 공감하고 경청해서 힘이 빠졌을까요? 지금 나는 타인의 이야기는 그만 듣고 싶습니다. 오롯이 내 이야기에 집중하고 싶습니다. 적어도 오늘 밤에는 말이지요. 내 마음도 내 마음대로 하지 못하는데, 그 누구를 내 마음대로 할 수 있겠습니까? 부인도, 아들도 내가 아니지요. 그냥 가족입니다. 나는 나입니다.
사람을 그리워하면서도 사람을 밀어내고 싶습니다. 그런데 나를 온전히 수용해 주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싶습니다. 나도 내가 질리는데 말이지요. 가르침을 받거나 지적질을 당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냥 나는 나입니다. 이 밤에는 그냥 그렇게 생각하렵니다. 내 맘대로 되는 게 없는데 내 맘대로 그렇게 생각도 못해서야 되겠습니까?
이 분노와 짜증은 어디에서 왔을까요? 내 거짓말에서 왔네요. 내 본심과 다르게 이야기했습니다. 나는 화가 났는데 화가 안 난 것처럼 말했고, 짜증이 났는데 짜증이 안 난 것처럼 행동했습니다. 후회할까 봐 거짓으로 말하고 행동했는데. 오히려 더 화가 나고 짜증이 납니다.
나는 쉼이 필요합니다. 번아웃인지 모르겠습니다. 신경을 무디게 하는 알약 하나 먹고 푹 자고 싶습니다. 그런 약이 있는지나 모르겠습니다. 나는 나를 아껴주고 싶습니다. 나는 소중합니다. 내 꿈을 내가 응원하겠습니다. 내 감정도 소중합니다. 짜증 나고 화가 난 나도 소중합니다. 그냥 그 모습도 나이니까요.
지겹고, 지치고... 지랄하고 있는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주겠습니다. 그게 지금의 나니까요...
수고했다. 정말 애썼다. 그것으로 충분하다. 쉬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