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소에 입소한 아들에게 쓰는 편지 4
사랑하는 아들, 민아!
오늘 아들의 전화를 받고 얼마나 기뻤는지, 민이가 앳된 아들이 아니라 인생의 든든한 친구처럼 느껴졌다. 예배드릴 수 있어서 감사했다는 민이의 말에 눈물이 핑 돌았다. 아빠가 점점 눈물이 많아지네.
오늘 오랜만에 사랑부에서 부른 '그 사랑 하나면 되죠'란 찬양에
"내 상황이 변하지 않아도, 내 바람이 계속되어도 그 사랑 나를 향한 십자가 사랑 그 사랑 하나면 되죠"
란 가사가 있어. 아빠는 과연 십자자 사랑, 예수님 사랑 하나면 된다고, 충분하다고 고백할 수 있는지... 찬양을 부르면서 마음이 뜨끔하더라.
오늘 통화 중 살짝 쉰 민이의 목소리에 마음이 찡했어. 그래도 아들의 목소리에서 묻어 나오는 밝음과 감사함에 아빠도 감사했단다. 내무반 동기들이 다양한 곳에서 왔다고 했지? 통화 중에 여러 지방의 사투리가 살짝 섞인 아들의 억양에 아빠의 입꼬리가 지금도 올라간 듯하는구나^^
오늘 성경을 읽는데 마가복음 6장 50~33절 본문이 이렇더구나.
"그들이 다 예수를 보고 놀람이라 이에 예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여 이르시되 안심하라 내니 두려워하지 말라 하시고 배에 올라 그들에게 가시니 바람이 그치는지라 제자들이 마음에 심히 놀라니 이는 그들의 그 떡 떼시던 일을 깨닫지 못하고 도리어 그 마음이 둔하여졌음이러라"
아빠의 삶을 돌아보면 고비고비마다 하나님께서 기적을, 은혜를 베푸셨음에도 기억하지 못하고 지낼 때가 많구나. 오늘 저녁이 그랬어. 이사오기 전에 순장으로 함께 섬겼던 최순장님이 항암을 끝내고 다시 병원을 찾았는데 암이 전이되었다고 하시더구나. 이번 화요일에 갈비뼈 3개를 포함해 광범위한 부위를 절제하는 수술을 한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아빠는 놀랐고 두려웠어. 마음이 아팠어.
그런데 오늘 말씀을 통해 "안심하라 내니 두려워하지 말라"하시는구나. 다 알 수 없지만 지금 아빠가 해야 할 것은 끝까지 하나님을 신뢰하고 기도하는 거란 생각이 들었어.
사랑하는 아들, 이번 주에는 사격을 한다고 했지? 잘할 거야. 장난감총으로 사격을 했던 시간들이 이때를 위함이 아닌지^^
건강하자!
아들, 사랑해!
2023.4.17 아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