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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entle rain 2시간전

글에는 힘이 있습니다.

그곳으로 이사합니다.

 브런치에 올린 '다이어리를 찾았습니다.'란 제목의 글(https://brunch.co.kr/@deanchoi1/201)에는 다이어리를 찾은 것처럼 집 문제도 곧 해결될 것 같다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글을 올린 다음 날 부동산에 전화를 걸었습니다.

 "요즘, 매매 문의가 있나요? 얼마나 더 집값을 낮춰야 팔릴까요?" 제 질문에

 부동산 사장님은 "지금 올린 금액에서 3천만원 정도 낮추시면 매수하겠다는 분이 지금 와 계신데요. "라고 했습니다. 잠깐의 고민 후, 아내와 통화하여 동의를 얻은 후 매수의사를 밝힌 분으로부터 가계약금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어제 정식 계약서를 작성했습니다. 글에는 힘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계약을 하고 돌아오는 길에, 아내의 분위기가 평소와 달랐습니다. 아파트 단지 내에서 가장 저렴하게 매도했기 때문만은 아닌 것 같았습니다. 8년 전 미분양된 집을 계약하고 중도금과 잔액을 납입하는 과정에서 아내가 모든 것을 도맡아 해결했습니다.  저는 그 당시 일하면서 임용고시를 준비하고 있을 때였습니다. 이제야 돌아보니 아내가 얼마나 마음 졸였을지 상상이 되었습니다. 

 8년 전 저희 집주인이 보증금을 제때에 돌려주었다면 살았을 새 집, 세입자만 세 번 바뀐 집, 한 번도 살아보지 않은 집이지만 아내는 애정이 있었다고 고백했습니다. 이제 저희는 무주택자입니다. 막상 매도를 하고 나니 아내의 마음을 살피지 않았더라고요. 아내에게 참 미안했습니다. 


 7년째 살고 있는 전셋집의 만기가 6개월 정도 남았습니다. 지난주에는 지하철 9호선의 종점인 '중앙보훈역' 일대를 아내와 둘러보았습니다. 마지막 이사이길 바라는 마음으로 주위를 둘러보며 아파트 가격을 알아보았습니다. 비싸더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 마음을 글로 옮깁니다. 글에는 힘이 있으니까요.^^


 2025년 2월, 저희는 재정 규모에 맞는, 온 가족의 직장과 학교, 교회가 가까운, 안전하고, 깨끗하고, 산책로가 가까운 곳에 있는 집으로 이사 갑니다. ^^ 


#라이트라이팅 #라라크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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