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이 재밌어졌어요.

막내와 수학

by gentle rain

저녁을 먹자마자 침대에 잠시 누웠는데 잠이 들었다. 눈을 뜨니 자정이 넘었다. 목이 말라 방문을 열었는데 막내가 부엌 식탁에서 공부를 하고 있었다. 큰 아들과 달리 마른 체형의 막내는 요즘 과제를 하느라 고 3인 형보다 늦게 잘 때가 많다. 건강이 염려되었다.

"이젠 자야지." 막내에게 말했더니,

"아빠, 수학이 재밌어졌어요."라고 말하는 게 아닌가? 이과 문과를 선택해야 하는 시점이 다가오는 요즘. 진로에 대한 고민이 많은 막내가 수학이 재밌다고 하니 안도가 되었다.


막내는 운동선수까지는 아니지만 스포츠와 관련된 일을 하고 싶어 한다. 초등학교 3학년 때 일주일에 한 번씩 친구들과 야구를 했던 것이 계기가 되어 스포츠에 관심이 많아졌다. 막내는 신문을 볼 때 제일 먼저 스포츠면을 복, 프로야구 선수들의 이름도 줄줄 꿰고 있다. 그런데 참 안타깝게도 막내는 복부에 힘을 주면 아랫배가 아픈 호두까지 증후군이 있다. 호두까기 증후군이란 두 동맥이 집게 모양을 만들고 그 사이에 왼쪽 콩팥에서 나오는 정맥이 눌리는 모양이 호두까기 집게 모양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일반적으로 마른 사람에게 잘 발생하고, 과학적 근거가 정확하지는 않지만 살이 찌면 통증이 없어지는 사람들도 있다고 한다.


체육 관련 학과는 대부분 입시 때 실기를 보고, 실기를 보지 않는 대학도 입학을 하면 코어 근육을 쓸 수밖에 없기에 체육 관련 학과는 진학이 어려운 상태이다. 그런 막내가 고 2를 앞두고 이과 / 문과를 선택해야 하는 시점에 온 것이다.


막내는 요즘 수업 내용이 이해가 안 되고 과제가 많다고 하면서도 최선을 다해 과제를 하려고 한다. 노력한 것만큼 성적이 나오는 것 같지 않아 때론 힘들어하는 막내. 과제를 다 못해도, 성적이 잘 안 나와도 괜찮다고 하는데도 잘하고 싶어 한다. 첫째에게도 이런 넉넉한 마음을 가졌으면 좋았을 텐데...


수학이 재밌어진 막내를 하나님께서 어떤 길로 인도하실지 기대하며 기도한다. 막내가 수학이 재밌다고 하는데 나도 '수학의 정석'을 풀면서 수학에 취미를 붙여볼까? 아서라...^^ 가을을 뛰어넘어 겨울이 온 것 같은 오늘, 큰 아들은 수능이 한 달 남았다. 아침 등굣길 차 안. 큰 아들은 수능이 끝나면 미술관에 가보고 싶다고 했다. 나도 같이 가고 싶다. 아서라... 친구들과 좋은 시간 보내라고 용돈이나 줘야지.


차가운 가을바람이 좋다. 두 아들 모두 건강하게 지금처럼 그렇게 성장하길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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