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피우는 사람이 왜 싫냐고 물으신다면,
담배가 싫은 것도,
담배 피우는 사람이 곁에 있는 게 싫은 것도,
담배 피우는 사람과 친하게 지내지 않는 것도.
담배를 피우지도 않는데, 내 몸에 담배 냄새가 배어서 나도 담배 피우는 사람으로 오해 살까 봐 걱정됐다.
혹시나 담배에 대한 유혹을 받기도 싫었다. 애초에 차단하고 싶은 마음도 컸다.
아빠는 내 인생에서 만난 첫 번째 흡연자다.
버럭 화를 내고선, 문제는 우리에게 던져 놓고, 담배를 피우러 나가버리는 것도 싫었다.
이따금 화장실에서 나는 담배 찌든 내도 싫었다.
담배를 피우고 와서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태연하게 대하는 태도도 싫었다.
차를 타고 가다가 말고, 담배를 피우는 모습도 싫었다.
어디에 가면 담배 필 곳을 찾아서 담배를 피우는 것도 싫었다.
초라하고 처연해 보이는 모습을 보는 게 싫었다. 간접흡연을 어쩔 수 없이 하게 되는 상황이 싫었다.
가족들이 싫어하고, 가족들한테 피해를 주면서도 혼자 기호를 즐기려고 하는 게 싫었다.
담배 피우는 아빠와 관련된 유년시절의 불쾌한 감정이 강렬하게 남아서 반사신경이 재빠르게 불호를 외치고 있었다.
그 사람이 안 좋게 보이는 게 아니라,
극도로 싫어하는 향이 담배 냄새라서
가까이 가기 싫은 게 가장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