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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어유정 Nov 09. 2023

각자도생보다 공존동생

혼자 잘 먹고 잘 살 수 있을까?

BGM : 기대 - 세븐틴




<관계는 처음이라>를 쓰면서 내가 건강하게 의존하지 못하고, 과하게 집착하며 의존하면서 모든 것을 상대방한테 맞추려고 노력하거나, 아무에게도 의존하지 않으려고 벽을 쳐 왔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그래서 브런치 작가 소개란에도 적어 놓았듯이 삶을 단단하게 만들기 위해선 '건강하게 자립'하는 법을 배워야겠다는 결론을 내면서 작품을 마무리 지었다.




곧바로 새싹 클럽과 사이다 클럽을 만들어서, 나의 안전기지를 넓히려는 시도를 하기 시작했다.


새싹 클럽에서는 <단단한 삶>을 같이 읽는다.


이미지 출처 : 예스 24




단단한 삶으로 나아가는 여정 중에서 느끼는 점들을 나눠 보고자 한다.


이 글을 읽는 당신이 단단한 삶으로 나아가는 데에도 보탬이 되길 바란다.




자립은 많은 사람에게 의존하는 것이다.


나는 좀 더 넓은 관계를 갖고 새로운 사람들을 사귀면서 그에게 의존했던 많은 역할들을 다양한 사람들에게 나눠 줄 필요가 있었다.


라고 <관계는 처음이라>에서 서술한 적이 있었다.





정작 처음 <단단한 삶>을 읽을 때에는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마음으로는 와닿지 않았다.


그런데 이전의 사건을 짚어보며, 나도 모르게 이런 문장을 쓴 후에 "자립은 많은 사람에게 의존하는 것이다."라는 문장을 읽었더니 드디어 머리를 주억거리게 되었다.




의존하는 대상이 늘어날 때 사람은 더욱 자립한다.
- <단단한 삶> 중에서


나를 알아주는 사람 한 명만 있다면, 굳이 다른 사람과 관계를 이어가고, 새로운 관계를 만들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었다.


애매하게 만족스럽지 않은 관계를 걸쳐 둘 필요가 없다고.


그런데 그 한 사람만 남았을 때, 나는 오히려 굉장히 불안해졌던 것 같다.


그래서 그 사람을 못 살게 굴었다.


내가 원하는 것을 같이 해줄 수 있는 사람이 다양해질수록 나는 나로서 바로 설 수 있다는 걸 이제는 안다.




자립은 타인에 대한 의존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이런 잘못된 명제를 믿으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지금까지 의존하던 사람에게 가능한 한 의존하지 않으려고 하며 의존할 곳을 줄이게 됩니다.
그러나 그렇게 해서 의존할 곳을 점점 줄이더라도 그 누구에게도 전혀 의존하지 않는 상태에 이르기는 불가능합니다.
- <단단한 삶> 중에서


어쩌면 어릴 때부터 가지고 있던 기질이 20대가 되면서 더 굳어져서 다른 사람에게 기대지 않고, 혼자서 어떻게든 무엇이든 해내려고 애썼던 것 같다.


원래 여러 곳에서 의존했었는데, 그걸 하나하나 줄여 가면서, 오히려 집착하는 마음이 자라나지 않았나 싶다.




의존할 곳을 점점 줄여 나가도 모든 것을 끊을 수는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결코 끊을 수 없는 곳은 남게 됩니다.
- <단단한 삶> 중에서


모든 의존을 끊어 내는 건 정말 어렵다.


결국 내가 끊을 수 없다고 생각한 사람에게서 의존하지 않기로 택한 사람과 비슷한 면모가 보이더라도, 결코 먼저 끊어내지는 못하는 경우가 생기게 된다.


벗어나고 싶으면서, 동시에 벗어날 수가 없다.


비굴할 정도까지 희생하면서 맞춰주려고 하게 된다.


어쩌면 그런 행동을 하면서, 그 사람도 그런 나한테 익숙해지게 만들었는지도 모른다.




사람을 진득하게 깊게 알아보려고 하는 건 좋지만, 그게 자기한테 맞출 수 있는 건지를 알아보는 건지, 그 사람 자체를 제대로 보고 알아가고 있는 건지는 완전히 다른 문제다.


나한테 딱 맞춰진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




사람은 완벽하지 않고, 그게 매력이다.


완벽하지 않기 때문에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는 능력이 있고, 다른 사람과 함께 하고자 한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누구한테 의존하면서 살아가야 한다.


그게 순리다.




자립을 검색해 보니,


남에게 예속되거나 의지하지 아니하고 스스로 섬.

이라는 뜻이다.




예속은


남의 지배나 지휘 아래 매임.

을 뜻하고,




의지는


다른 것에 마음을 기대어 도움을 받음. 또는 그렇게 하는 대상.

을 뜻한다.




즉 자립의 사전적 정의는


남의 지배나 지휘 아래 매이거나, 다른 것에 마음을 기대어 도움을 받지 아니하고 스스로 섬

을 의미한다.



의존의 뜻은 다음과 같다.


다른 것에 의지하여 존재함. 즉, 다른 대상에게 마음을 기대어 도움을 받으며 존재함.




정리하자면,


진정한 자립은
많은 사람에게
마음을 기대어
도움을 받으며
존재하는 것이다.


한 사람에게 기대어 도움을 받고, 그 사람에게 맞추다 보면, 나는 무게 중심 없이 휘둘리게 된다.


상대가 원했든 원하지 않았든 나는 그 사람에게 예속되어, 그 사람의 말과 행동에 따라 감정이 널을 뛰게 되고, 그 사람의 지배 아래 놓이게 된다.




그러나 많은 사람에게 마음을 나누어 기댈 때에는 단 한 사람에게 기댈 때보다 훨씬 가벼운 기대를 하게 된다.


나를 도와줄 사람이 많기 때문에, 크게 서운하지도 않다.


좀 더 쉽게 도움을 요청할 수 있고, 그렇게 나로 존재하는 게 어렵지 않게 된다.




사람을 있는 그대로 보면서, 그 사람에 대해 깊이 있게 알아가 보고 싶다.


그런 사람이 여럿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럴 때 비로소 혼자 우뚝 설 수 있다는 것을 알았으니까.


인생은 각자도생해야 하는 줄 알았는데, 공존동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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