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도 마음도 쑥쑥 자라는 봄, 이제 우리는 10대라며 한 뼘 커진 키를 자랑하는 3~4학년 친구들이 들으면서 쑥쑥 더 자랄 수 있게 도와주는 곡을 소개한다. 식물에도 클래식 곡을 들려주면 잘 자란다고 하는데 우리 아이들은 얼마나 쑥쑥 잘 자랄까. 아이들이 마음에 꽃을 피울 수 있는 좋은 클래식 곡을 소개해 본다.
음악적 역량이 크게 성장하는 3학년이 들으면 좋은 클래식
1. 파헬벨의 <캐논과 지그>
어떤 사람이 편곡한 곡을 들어도 좋을 수 있는 이런 곡이 또 있을까. 단조로운 화성에서 오는 편안함, 그리고 어떤 악기로 연주되어도 좋은 캐논은 피아노로도 많이 연주되고 다양한 악기의 합주로도 연주되는 참 좋은 곡이다. 17세기 바로크 음악을 대표하는 요한 파헬벨은 몇 개의 선율만으로도 곡 전체를 압도하고 때로는 소박하게 때로는 웅장하게 곡 전체를 싸안는 멋진 곡을 완성했다. 긴 호흡으로 이루어지는 오프닝부터 화음이 만들어지는 순간까지 소리의 어울림이 느껴지면 그야말로 온몸에 전율이 흐르는 듯하다. 원래는 <3대의 바이올린과 통 저주음을 위한 캐논과 지그 D장조>가 원곡이다.
많은 편곡된 곡, 다양한 연주들 속에서 이번에는 피아노, 첼로, 바이올린이 함께 연주한 곡을 감상해 보기를 추천해 본다.
2. 모차르트 <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 무지크 1악장>
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 무지크는 모차르트의 세레나데 13곡 중 대표작이며, 모차르트의 전 작품들 중 매우 유명한 곡이다. 세레나데라는 말속에는 늦은 시간에 연주되는 음악 즉 저녁의 음악이란 뜻이 담겨 있다. 1악장도 유명하고 2악장도 영화 음악으로도 많이 쓰인다. 하지만 조금 더 유명한 1악장은 선율은 누구나 들어본 곡이기에 이른바 '아는 척'을 하기 위해서도 제목도 함께 기억해 두면 좋다. 밝고 경쾌한 선율로 3학년 수준에서 딱 즐겁게 들을 수 있는 곡이다.
3.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비창’ 3악장
아이들에게 이 곡을 연주해 주면 아이들은 "베토벤 바이러스"라고 곡명을 기억한다. 하지만. 이곡은 베토벤이 작곡한 비창 3악장이다. 비창은 베토벤의 피아노 곡 중에서도 내가 정말 좋아하는 곡이다. 1악장은 웅장하고 2악장은 부드러우며 3악장은 빠르게 달려간다. 그리고 피아노를 배우는 친구들은 이 곡을 손의 힘을 키우는 연습곡으로 연주하며, 예술고등학교 입시곡으로도 많이 쓰인다. 피아노를 오래 배운 친구들이 한 번쯤 연주해 보면 좋은 곡이다. 이 곡의 연주는 가수 보아의 오빠인 권순훤 피아니스트의 연주로 골라보았다. 가수 보아의 집안은 그야말로 예술가 집안이다. 이 연주를 들으며 정말 한 음 한 음을 선명하게 연주했음에 감탄했다. 나도 이렇게 연주할 수 있으면 좋겠다.
4. 비발디 <리코더 협주곡 RV 443번>
교육과정에서 3학년에 리코더가 처음 등장한다. 리코더는 가격이 저렴하고, 가벼우며, 연주하기에 쉬워(악기들 중에서 불기만 해도 소리 나는 악기는 그래도 쉬운 편에 속한다.) 학교에서 필수 악기로 다뤄진다. 그리고 소리도 새소리처럼 예쁘다. 그렇지만 우리는 공연에서 리코더 공연을 본 적이 없으며 리코더를 좋아하는 아이들도 다른 악기로 종목을 바꾸는 힘없는 악기로 보기도 한다. 하지만 리코더는 바로크 시대에 정말 인기가 많은 악기였다. B를 구입해야 할지 G를 구입해야 할지 고민하시는 분이 많은데 둘 다 괜찮다. 다만 B리코더는 운지가 어렵고 음정이 정확하다. G리코더는 운지는 쉽지만 음정이 정확하지 않아서 연주자들은 B리코더를 사용한다. 리코더의 아름다운 소리를 듣고 나서 학교에서 리코더를 배운다면 훨씬 동기 유발에 좋을 것이다.
5. 헨델 <오페라 리날도 중 '울게 하소서'>
헨델을 가리켜 '음악의 어머니', 바흐는 '음악의 아버지'라고 한다. 이런 별칭이 붙은 것은 두 사람이 서양 음악의 기틀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그만큼 두 사람은 바로크 음악의 기틀을 마련하는데 큰 공을 세웠다.
그렇다고 해서 헨델이 여자인 것은 아니다. 헨델은 확실히 남자다.
조수미 님의 음색은 깊이가 깊고, 울림이 있다. 헨델의 <울게 하소서>를 이보다 잘 부를 수 있을까? 이곡은 음악을 잘 모르는 사람들도 한 번은 들어봤을 유명한 성악곡이다. 가곡이 어려울 수 있는 3학년에게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는 성악곡을 하나 추천해 본다.
봄은 새로 시작하는 계절, 어떤 악기를 배워보고 싶니?
- 4학년이 들으면 좋은 클래식
4학년은 오케스트라 악기를 시작하기에 좋은 학년이다. 11살은 청음력이 거의 완성된다고 하는(많은 논문에서) 중요한 나이이며 몸도 어느 정도 성장해서 악기를 잡기에도 힘이 생긴 나이이다. 오케스트라 악기들은 생김새도 화려해서 어렵지만 배우고 싶은 욕심이 생기는 시기이다. 뭔가 시작하기에 딱 좋은 계절, 악기 하나 새롭게 배워보는 것은 어떨까?
1. 베토벤 <바이올린과 관현악을 위한 '로망스' 제2번 F장조 작품번호 50>
아이들이 가장 많이 배우는 악기는 바이올린이다. 생김새도 화려하고 가볍다. 그리고 교육용으로 많이 나와서 가격도 저렴한 악기부터 비싼 악기까지 단계에 맞게 결정할 수 있다. 어린아이들도 연주할 수 있게 1/4 사이즈 악기도 있다. 4학년에 시작한다면 2~3/4 정도가 적당할 것 같지만, 키에 따라 사이즈는 맞춰서 사야 한다.
나는 바이올린을 8년을 배웠다. 많은 곡을 듣고 연주하면서 가장 푹 빠진 곡이 있다면 이 베토벤 로망스 2번이다. 베토벤은 어떻게 이렇게 아름다운 곡을 많이 만들었을까? 베토벤의 운명과 이곡을 비교하면 다른 작곡가인 것처럼 다르다. 너무 부드러운, 따뜻한 곡이다. 나는 이 곡을 연주해 보고 싶어 오래 연습했는데 정말 연주하기에 어려운 곡이었다. 쉬운 것 같아도 표현하기 정말 어려운 곡, 뛰어난 연주자의 연주로 한번 감상해보자. 정말 사랑스러운 곡이다.
2. 바흐 <첼로 무반주 모음곡 중 1번 프렐류드>
세상의 모든 음악이 사라져도 바흐 음악만이 남아있다면 모든 음악이 가능하다는 말이 있다. 바흐의 음악은 기본 중의 기본입니다. 많은 곡에서 첼로는 피아노 반주와 함께 연주되는데 이 곡은 딱 첼로로만 연주하게 작곡된 곡이다. 첼로 연주곡들 중에서 가장 유명한 곡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첼로는 악기가 크지만 소리가 묵직하고 음색이 부드러워 바이올린과는 다른 또 다른 매력이 있다. 첼로도 바이올린처럼 아이들의 몸에 맞춘 사이즈가 있으니 4학년이면, 충분히 시작해 볼 수 있다. 첼리스트 양성원이 연주하는 바흐 첼로 무반주 모음곡 중 가장 유명한 1번 프렐류드를 감상해 보자.
3. 고세크 <탕부랭>
고세크는 18세기 프랑스혁명 시대에 활동했던 작곡가이다. 탕부랭 <Tambourin>은 1막 오페라 '공화국의 승리'에 나오는 곡인데, 영어로는 탬버린 <Tambourine>이다. 프랑스어로 탕부랭은 남 프랑스 지역이 기원인 것으로 알려진 통이 긴 북을 가리키는 말이기도 하고, 이 악기로 연주하는 2/4박자의 활기찬 민속춤과 그 춤을 위한 음악을 가리키는 말이기도 하다. 고세크가 남긴 작품 중에서 오늘날에도 연주되는 곡은 바이올린 곡으로 '가보트'와 플루트 곡 ' 탕부랭' 정도이다. 플루트의 매력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곡이다.
3학년에서 리코더를 배우기 시작하면 관악기에 매력을 느낄 수 있다. 그때 권하기 좋은 악기가 플루트이다. 플루트는 소리가 부드럽고 악기가 화려해서 학생들이 너무 좋아하는 악기이다. 단, 오케스트라에서 (바이올린 대비) 연주자가 많이 필요하지 않은 악기라서 오케스트라보다는 독주로 많이 연주된다. 폐활량을 키워주는 관악기, 아름답고 부드러운 음색을 가진 플루트를 배워보는 것은 어떨까?
https://www.youtube.com/watch?v=U4xzytlQkmA
4. 쇼팽 <즉흥환상곡>
쇼팽의 즉흥환상곡은 피아노 곡으로 유명하며 피아노를 잘 치게 된다면 꼭 이곡을 배워 실력을 뽐내보자. 하지만, 이번에는 마림바로 연주한 즉흥환상곡을 소개해 보려고 한다. 마림바도 아이들이 즐겁게 배울 수 있는 좋은 악기이다. 마림바란 나무로 도니 건반들이 피아노와 동일한 방식으로 배열된 타악기다. 아프리카의 민속 악기를 개량한 것으로 실로폰의 일종으로 분류되며 음판 아래 공명기가 장치되어 있고 음역이 넓어 독주와 합주에 널리 쓰이는 악기이다. 마림바는 실로폰과 생김새도 유사하며 연주 방법도 동일하기 때문에 나무로 된 실로폰이라고도 불린다. 마림바를 연주할 때 손에 쥐는 채를 말렛이라고 하는데 말렛을 잡을 때는 일반적으로 한 손에 하나의 말렛을 잡지만 솔로 연주나 여러 가지 음이 들어가는 곡을 연주할 땐 주먹을 쥔 손가락 사이에 두 개 또는 세 개씩 끼워서 연주하기도 한다. 마구 두드리면 스트레스가 어느덧 풀리는 재미난 악기 마림바를 배워보는 것은 어떨까?
5. 모차르트 <클라리넷 협주곡 A장조 아다지오 2악장>
모차르트 곡을 한 번에 두 개나 소개하게 되었다. "또 모차르트 야? "할 수도 있지만, 대표적인 클라리넷 곡도 '모차르트 일수밖에 없는 이유'를 말해주고 싶었다. 모차르트는 참 대단한 작곡가다. 작곡해 낸 곡의 양도 어마어마하지만 그 곡들이 모두 다 아름답고 완성도가 높음이 우리가 모차르트 음악을 믿고 듣는 이유가 아닐까. 클라리넷 협주곡을 다른 작곡가의 곡으로 선택하려 했지만 이 곡이 가장 아름다웠다. 그만큼 모차르트는 생애 마지막 무렵에 클라리넷의 아름다운 음색 크게 매료되었다. 클라리넷은 부는데 힘이 필요하지만 초등학생들도 많이 배운다. 그리고 생각보다 아이들이 잘한다. 클라리넷을 불면 색소폰도 불 수 있으니 그래서 더 좋아하는 듯하다.
모차르트의 클라리넷 협주곡이 더욱더 좋은 이유는 목관악기의 대표주자 플루트에 가려졌던 클라리넷의 존재를 뚜렷하게 각인시킨 곡이기 때문이다. 클라리넷을 빛내주는 이곡을 함께 감상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