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그냥 날인가 보다 하는 날이 있다. 샌드위치 맛집을 갔는데 주문 후 만들어주던 지난날과 달리 냉장고에 진열돼 있는 샌드위치 여러 개. 싸했지만 저래도 맛있으니 팔겠지 믿고 주문. 주문한 것이 나온 쟁반을 들고 테이블로 와 크게 한 입 베어 물었는데 '아, 냉동식품을 한 번 구웠다 냉장고에 넣은 맛'이 났다. 이건 명절이 지나고 아무것도 하기 싫어 냉장고에 넣어 놓은 육전을 찬 그대로 먹을 때 맛없어서 느끼는 무기력.
서점에서 산 볼펜 네 개 중 하나를 집에 돌아와 사용해 봤다. ? 여기저기 그어봐도 안 나온다. 다른 볼펜들과 비교해 보니 잉크가 턱없이 부족. 다른 사람들이 테스트한다고 다 사용한 걸 집어 온 것이다. 나머지 세 개는 전부 하나씩 눌러서 입구에 고무가 있는 것도 확인했는데 그래서 의심 없이 집었던 게 이 꼬락서니 이 모양. "볼펜은 교환 환불 안 돼요" 했던 계산원 말이 에코처럼 울려 퍼진다.
믿거나 말거나 액땜했다 치고 운수 나쁜 날은 아주 왕창 좋은 일이 일어날 것. 주문을 외운다. 비비디 바비디 부. 수리수리 마수리. 아브라카타브라.
이미 일어난 일.
선 긋기.
좋은 일은 일어날 것.
반드시.
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