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류하려고 해

"감정 없이 피어나는 거야"

by 그리다너




꽃들에게 물었어

"꽃들아 나 행복하지 않아서 피어날 수가 없어"

꽃들이 말했어

"감정 없이 피어나는 거야"

'그러네 난 한 번도 너에게 감정을 묻지 않아 봤네'


근데 있잖아 난 슬퍼서 꽃들에게 의미를 둘 수 있었어

잃어보니까 모든 것에 의미가 있었더라고


기쁘면 꽃들은 꽃들이더라고

슬프니까 꽃들이 피어나는 존재로 인식됐어


감정 없이 피어난다는 건 어떻게 할 수 있는 걸까


슬프면 의미가 생기는데 무기력해져

아 그냥 슬픔을 내버려 둬야겠다


미안하다는 눈빛으로 사랑한다고 고백하는 당신은 보내고

사랑한다는 눈빛으로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나는 피어날래


여기까지만 여름 할래


가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