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그리다너

존재.


고등학교 때 결혼이라는 연극 대본을 읽은 적이 있다. 인생은 뭐든지 빌려 쓰는 것이라고 당신도 소유물도 빌렸다 새 것처럼 돌려주겠다고.


성경엔 나는 들꽃으로 표현됐다.


나는 어쩌다 양지바른 가정에서 감사하게 피어났다. 햇빛도 빌렸고 좋은 친구도 빌렸었다. 가끔 밤을 만나기도 했고 나를 밟고 지나가는 돌풍이 계속 불었었다.


그러니까 내가 이해한 성경 말씀엔 신이 주시는 소유는 보이지 않는 것에 있다.


나는 사랑했던 사람을 고맙게 빌렸고 사랑했던 공부를 빌렸고 사랑했던 내 꿈을 빌렸다.


이제는 무엇을 빌려야 할까.


눈에 보이지 않는 소유 그 무엇이 '원함'일까.


나는 무엇을 사랑하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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