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도톤보리에서는 겨드랑이를 들어라
오사카의 첫인상 도톤보리는 오사카의 번화가로 한국의 명동 같은 느낌이었다. 명동에 한국인보다 중국인이나 일본인이 많은 것처럼 오사카 도톤보리 역시 거리에 일본인보다 한국인이나 중국인이 더 많다. 그만큼 관광객들이 많다는 뜻이다.
한국 거리의 간판들이 지나치게 어지러운 네온사인으로 조경을 어지럽게 하여, 간판 정리 정책이 강화된 적이 있다. 그러한 정책이 무색할 만큼 오사카의 간판들은 그 독특함과 미친 존재감으로 시선을 압도한다. 특히 에비스바시의 글리코 제과점의 옥외 간판은 이 지역의 트레이드 마크다. 너도나도 두 팔 벌리고 있는 “글리코상” 앞에서 자신 있게 겨드랑이를 들고 포즈를 취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나 역시 에비스바시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는데, 한 젊은 남성이 내게 서투른 한국어로 말을 걸었다.
“앙뇽하세요? 혹시 한국사람?”
당황한 나는 그렇다고 대답했다. 한국사람이라고 이름에 써 붙이고 다니는 것도 아닌데, 티가 났나 보다. 남자는 내게 사진을 찍어주겠다며 글리코 상 앞에서 사진을 찍어주었고, 내게 같이 점심을 먹지 않겠냐는 제안을 했다. 당황스러웠지만 나는 정중히 거절했다.
알고 보니, 에비스바시는 젊은이들의 난파(젊은 남성이 거리에서 처음 본 여성에게 데이트를 신청하는 행동을 일컫는 일본말)로유명하여 일명 “난파 다리”라고도 불리는 곳이었다. 난파를 당하지 않고 이 다리를 건너게 되는 것을 오히려 부끄럽게 여기는 젊은 여성이 있을 정도로 일본의 난파 다리는 일명 헌팅의 메카였던 것이다.
도톤보리는 에비스바시에서 동쪽의 닛폰 바시까지 먹거리가 가득한 거리라고도 할 수 있다. 오사카를 대표하는 타코야끼, 회전초밥, 긴류라면(금륭라면) 같은 것들이 즐비하고 있다. 나처럼 결정장애가 있는 사람이라면 오사카에서의 첫 음식을 어떤 것을 먹을지 한참을 고민할 수 도 있다. 미리, 도톤보리 맛집을 알고 갔더라면 찾아갈 수도 있었겠지만 애초에 즉흥 여행이었기에 나는 외부에 가장 많은 모형 음식들이 즐비한 한 가게에 들어섰다. 스시와 소바, 가락국수 등이 파는 가게였다. 가격은 우리나라 돈으로 만 이천 원에서 만 오천 원 정도. 조금 더 푸짐한 정식이라면 이만 원이나 삼만 원이 넘는 것도 있다. 초밥을 입에 넣자마자 사르르 녹았다. 오사카에 오게 된 이유를 찾았다. 바로 이 초밥을 먹으려고 오사카에 왔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