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와 조리 사이에서 완성의 기쁨을 외치다

열두 번째 진담

by 소담


결혼을 하고 난 뒤에 가끔 듣게 되는 질문이 있다.

“집에서 요리해요?”.



이 질문에 대해서 “네”라고 답하면, 따라오는 또 하나의 질문.

“요리 잘해요?”



요리를 하지만, 잘하냐고 묻는다면 “글쎄요”라고 답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거의 대부분의 날에 요리 혹은 조리를 한다. 때론 밀키트에 담긴 재료들을 한 곳에 넣고 끓이는 정도의 일이지만, 가끔은 공을 들여 백숙이나 찜에 도전하기도 한다. 그렇다. 나는 요리를 좋아한다.



몇 년 전, 요리를 포기해야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 김치찌개에 실패했을 때였다. 누가 어떻게 끓여도 맛있다는 김치찌개이건만, 도무지 맛이 나지 않았다. 그래서 생각했다. 그냥 사 먹자, 사 먹을 수 있을 만큼 돈을 많이 벌자 하고. 하지만 어찌 된 일인지 다시 주방에 들어갔고 다시 요리를 했다.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 요리가 재미있어졌다.



요리의 가장 큰 매력은 “짧은 시간 안에 완성된다"라는 점이다. 물론 흑백요리사에 나온 최강록 셰프처럼 180분 동안 조리는 요리를 한다면 얘기가 달라질 수 있겠다. 하지만 내가 하는 대부분의 요리는 짧게는 10분에서 길게는 한 시간을 채 넘지 않는다.



내가 하는 많은 일들은 당장에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 좋은 작품을 쓴다거나 좋은 사람이 되는 일은 시간을 아무리 들여도 과연 해낼 수 있을지조차 알 수 없어 막막하다. 그런데 요리는 몇십 분을 집중하면, 음식이 만들어지고 내 뱃속으로 들어가 피가 되고 살이 된다. 열량을 만들고 원하는 일을 할 수 있게 해준다. 세상에 이렇게 짧은 시간 안에 만족감을 주는 일이 또 있을까 싶다.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 요리 유튜브를 즐겨 찾게 되었다. 누군가 요리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숏츠에서는 단 몇 초 만에 하나의 요리가 완성된다. 나도 얼마든지 도전할 수 있을 것 같은 가능성에 기분이 좋아진다. 사람마다 아이디어도 다양해서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요리를 하는 것도 재미있다. 정해진 방법이 있지만 얼마든지 변형할 수 있다는 점이 사고의 자유를 준다.



그리하여 요즘 나의 힐링 아이템은 ‘요리’다. 누군가는 밀키트를 만들고 누군가는 도시락을 싼다. 엄청 복잡해 보이는 요리도 원팬으로 가능하게 만들어준다. 요리는 날마다 완성의 기쁨을 주고, 나 자신을 '만드는 사람' 그러니까 일종의 창작자가 되게 해준다.



그래서 오늘 저녁 메뉴는? 돈까스에 콩나물국이다. 그런데 내일은 뭐 먹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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