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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굿모닝 비엣남 Dec 12. 2019

#02. 첫 인상 - by Lee

내가 처음 만난 베트남

참 더운 나라이다.


베트남은 참 더운 나라이다. 4년이면 이제 익숙해질 만도 하지만 여전히 이 나라의 더위는 적응하기가 쉽지 않다. 여전히 이 나라를 적응하지 못하고 겉도는 이방인 같은 나의 삶과 이 나라의 더위는 참 닮은 것이 많다. 아직도 베트남 사람들이 하는 말, 눈빛, 생각에 어떤 것이 감춰져 있는지 나는 잘 알 수가 없다. 평생을 여기서 시간을 보내도 그 모든 것들을 이해하는 척하는 척 하는 이방인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누군가를 이해하는 것은 참 쉽지가 않은 일이다. TV를 보면 파란 눈을 가진 친구들이 나보다 한국어를 유창하게 구사를 하는 것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정말 저들은 내가 그리고 우리가 말하는 꿈, 정, 노을, 그리고 소주 한잔 같은 단어에 숨은 애완을 모두 알 수 있는 것일까? 꿈을 위하여 새벽 별을 보며 학교에서 집으로 들어가는 것을, 가장이 느끼는 소주한잔의 무거움, 노을 아래에서 맹세한 사랑의 이야기, 단어 아래 숨겨진 수많은 사람들이 만들어온, 만들어가고 있는, 만들어 갈 이야기를 나 같은 이방인들이 이해를 한다는 것이 가능한 이야기일까?


베트남은 나에게 꿈이 있는 나라이다. 하지만 베트남의 꿈은 무엇일까? 돈? 돈을 위해 웃음을 팔고 술을 따르는 어린 친구들을 보면 돈이 꿈일지도 모르겠다. 가족? 그 돈을 고향에 있는 동생의 학비로 보내고 자신은 작은 방에서 쪽 잠을 자는 것을 보면 가족이 꿈일 지도 모르겠다. 권력? 누나가 보내준 돈으로 공부를 해서 권력을 누릴 수 있는 공안이 되기 위해서 오늘도 공부로 밤을 새는 것을 보면 남들이 가지지 못한 권력이 꿈일지도 모르겠다. 정의? 한국의 대통령이 무너지는 것을 보면서 정의로운 나라를 남몰래 꿈꾸는 젊은 이들을 보면 정의가 꿈인 지도 모르겠다. 젊은 나라, 포스트 차이나, 수많은 젊은이들이 자신의 꿈을 찾아 여정을 하고 있는 나라, TV나 신문에서 보는 베트남이라는 나라의 청사진은 너무나도 밝기만 하지만 나는 평생 이곳의 이면을 알 수 없을 것이다. 나에게 달의 뒷면은 사진 속에만 존재 하는 것처럼.


베트남은 아름다운 미소를 가진 나라이다. 아름다운 여인의 미소와 아오자이 그리고 자전거, 사진 같은 풍경들, 베트남이라는 나라를 처음 알게 된 것은 한 항공사의 광고를 통해서이다. 그러한 아름다움을 쫓아 이곳에 왔지만 처음 느낀 이상과 지금은 너무나도 많은 차이가 있다. 누군가 나에게 미소를 먼저 보낸다면 미소 속에 숨은 뜻을 찾기 위해서 의심을 한다. 아오자이는 결혼식에만 볼 수 있는 옷이고 오토바이 매연이 가득한 이 도로에 자전거가 달릴 곳은 없다. 수채화 같은 낭만적인 풍경을 생각했지만 내가 사는 이 도시는 정밀 하게 그린 정물화에 가까운 편이다. 밤낮을 쉬지 않고 흐른 홍강의 물이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아무도 모르는 것처럼, 나를 비롯한 꿈을 찾아 이 도시로 온 모든 청춘들은 어디서 와서 어디로 흘러 가는지 누군가는 대답을 해줬으면 한다. 


찌는 듯한 더위, 이방인의 외로움, 젊은이의 꿈, 아름다운 여인의 미소로 기억되는 베트남이 10년뒤에는 나에게 어떤 모습일까? 10년뒤에도 그녀의 미소가 변하지 않기를... 남국의 뜨거운 햇살에 나의 재능이 다 말라 버리지 않기를... 아니 최소한 다른 누군가가 꿈이 자유롭게 날아가는 곳이기를... 나는 오늘도 음악을 듣고 기도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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