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계절을 수십 번이 넘도록 맞이하고 보내는 동안
나는 크게 변한 것이 없다.
변하지 않아서 좋은 것들보다
변했으면 어땠을까, 아쉬운 것들이 더 많이 떠오른다.
길 귀퉁이에 고요하게 피어난,
내게는 이른 수선화가 나를 흔든다.
나는 어쩌다 설렘을 조급함으로 바꾸게 되었을까,
언제쯤엔가는 이게 내 속도라고 스스로를 안심도 시켜 보았다가,
정말로 아무 생각이 없어진 걸까, 스스로 더는 무뎌질 구석도 없겠다 싶었던 때에
이름을 불러본 적 없는 봄꽃들이 나를 쳐다본다.
눈이 마주친 찰나에 우리는 말없이 수많은 이야기를 나누고는 서로를 스쳐서 지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