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작농의 재림
'한 평의 삶'이라는 유튜브 채널에 유현준 건축가님이 나온 짧은 영상을 2월 즈음에 보게 되었습니다.
현재의 부동산이라는 것은 화폐의 한 일환으로서 사용되고 있고 중산층들은 화폐를 소유하지 못한 채 임대 주택, 전세를 오고 가며 평생을 옛 소작농처럼 살아가게 끔 내몰리고 있다. 주거 형태의 변화가 1,2인 세대가 많아짐으로써 부동산이 화폐의 가치보다 터전의 가치로 자리 잡게끔 나아갔으면 좋겠다는 영상이었습니다. 씁쓸한 현시대의 수많은 소작농 중 한 명으로서 영상을 가슴속에 묻어 두었습니다.
베스트셀러의 제목과 달리 우리는 공정하지 않은 세상이란 것 정도는 이미 깊은 마음속에 품으며 지냅니다.
하지만 깊은 곳 묻어두며 지내는 것과 내 육안으로 보이는 것의 차이는 하늘과 땅 차이겠지요.
영상을 시청한 지 채 한 달도 안된 것 같은데 코로나란 거대한 막 아래에서 한 집단의 투기 의혹 기사가 끝없이 빗발치고 있습니다. 지금의 보이는 의혹들은 모래사장 속 모래 한 줌 정도일지도 모릅니다.
여의치 못해 부모님 도움 없이 살아가는 사회 초년생들은 월급 많은 부분을 월세로 내고 개중에 아끼고 아껴 한 두 푼 모아 모아 다시 전세 집을 찾아 헤매면 나오는 곳은 반지하 아니면 고시원인지 방인지 헷갈릴 정도의 좁디좁은 방입니다. 저는 지방 촌놈입니다. 서울로 올라온 친구들과 얘기할 때면 지방에서 한 평생 지내온 부모님들은 상경한 자식들의 자취방을 보러 오는 날 가슴 아파하신다고 합니다. 지방과 서울이란 밀집된 도시의 괴리를 자식의 삶에서 보았기 때문이겠지요. 저 역시 최근에 이사를 했고 스무 곳 가량의 집들을 보았지만 대부분은 반지하였고 그 와중에 제일 잘 구했다는 집으로 이사를 끝냈지만 창문을 열면 주류회사 물류창고라 앞에 여럿 소주 박스가 내 창문을 시퍼렇게 가리고 있습니다. 움츠러든 세상 속에서 지금의 집을 보며 그래 환기는 잘되니까 반지하가 아니니까 잘 구했다며 나 역시도 스스로를 달래 우고 있습니다만 어머님이 올라오실 거라는 소식에 친구들의 부모님처럼 괜스레 가슴 아파하지 않으실까 걱정입니다.
불공정과 터전, 2021년 현 시국에서 가장 터져선 안되야할 부분이 곪아 터져 버렸습니다.
지위와 정보를 이용해 지금의 이슈화 되고 있는 지역만이 아닌 수많은 곳에서 자행되었을 악습을 저지른 사람들을 엄밀히 수사하고 그들이 죗값을 충분히 치렀으면 하는 작은 바람입니다.
더 나은 도움을 주지 못해 자신을 탓하며 가슴 아파한 채 자신의 터전으로 돌아갔을 수많은 당신들의 부모님, 그런 부모님께 조그마한 당신들의 공간을 자랑거리 같지 않은 자랑거리들로 치장해 위로를 토했을 수많은 당신들에게 위로를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