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La Francia Jan 31. 2022

네가 눈을 뜨는 순간

육아일기


아침에 눈을 떴더니 네가 내 옆에 찰싹 달라붙은 채로 자고 있. 나는 마음이 따뜻해 조심스럽게 잠든 너를 관찰해. 작고 말갛고 오밀조밀하고 해사한 얼굴. 무구하고 천진한 표정. 살랑거리는 너의 호흡을 더 가까이 느끼고 싶어서 살짝벌린 네 입술가까이 코를 갖다 대고 숨을 훔쳐보기도 해. 쌕쌕거리며 들락날락하는 숨이 연약하고 애처롭다.


너의 작은 호흡기를 통해 폐로 들어가는 그 숨의 일부가 되어 네 으로 구석구석 들어가 보고 싶어. 이런 기묘한 생각을 하고 있는데 너의 속눈썹이 미세하게 진동한다. 별안간 눈을 뜬 너. 어디 있다가 돌아왔는지 잠시 어리둥절하더니, 눈앞에 는 엄마와 눈이 마주쳐. 너의 입꼬리가 보일 듯 말 듯 올라간다.


-안녕. 잘 잤어?


가늘고 짧은 팔다리를 있는 대로 늘리며 기지개를 켜는 너. 는 살아 숨 쉬는 것만으로도 나를 넋 놓게 하고, 경이로운 탄성 불러일으킨다는 거지. 놀랍지 않니?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