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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a Francia Oct 02. 2022

영화 '코다(CODA)'

강렬한 감정으로 진하게 경험하다


고등학생 루비는 고기 잡는 일을 하는 아빠, 오빠와 함께 새벽 배를 타고 바다에 나간다. 다 위에서 그물에 딸려오는 물고기를 낚고, 배를 청소하며 노래를 흥얼거린다. 으로 돌아와 잡은 고기들을 경매에 넘 나서 등교한다. 공부보다 노래 부르는 것을 좋아하는 루비는 짝사랑하는 남학생을 따라 합창단에 들어간다. 루비노래를 퍽 잘한다. 합창부 선생님은 그녀의 놀라운 재능을 한눈에 알아보고 음악 학교 진학을 권유한다. 한편 루비는 가족을 도와야 해서 늘 바쁘다. 방과 후에는 부모의 병원 진료에 동행해서 의사에게 수어를 통역하는 일 등을 한다. 루비의 가족은 수어로 소통한다. 4명의 가족 구성원(아빠, 엄마, 오빠) 중에 오직 루비만 말할 수 있고 들을 수 있다.




CODA : A child of deaf adult


어찌 보흔한 십 대 청소년과 그 가족의 이야기이다. 농인, 청각장애인, deaf 같은 단어가 주는 특정한 심상에서 조금 벗어나 보면 그들의 이야기에 더욱 집중할 수 있을 것 같다. 우리는 모두 결핍이 있다. 그들에게 없지만 나에게 있는 것이 존재한다면, 그 반대의 것도 분명 있을 것이다.(부디 장애가 포함된 작품을 보고 나서 '나는 복 받았구나. 수 있고, 들을 수 있고, 자유롭게 운신할 수 있으니 얼마나 다행이야..'라고 느끼는 것에 그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장애와 비장애를 연결해주는 의미 있는 소재라는 점에서 좋은 작품이라고 말하기에 이 영화는 지나치게 훌륭하다. 가족 속에서 존재하는 개인으로서의 욕구. 그 에서 누구나 경험하지만, 모두가 느끼지는 못하는 지점을 뜨겁고 진하게 그려냈기에 이 작품 특별하다.


(출처: 구글이미지)


나는 <코다>를 '음악영화' 장르에 넣고 싶다. 일단 음악이, 루비가 부르는 노래가, 넘쳐흐를 만큼 아름답기 때문이다. 배우가 노래를 심각하게 잘하기도 했지만, 그녀의 음성이 그토록 감동적일 수 있었던 건 감독의 훌륭한 연출 덕분이었다. 영화 구석구석노래하는 장면을 적절히 잘 배치했고, 결정적인 씬 scene에서는 과감히 사운드를 아웃시켜버림으로써 감동을 극대화했다.(콘서트 무대에서 듀엣을 부르는 장면!) 


영화에는 스토리, 맥락이라는 것이 있으므로 우리는 이야기에 몰입하며 그들의 감정을 경험한다.

무대 위에서 노래하는 딸을 보는 엄마 아빠의 복잡다단한 표정. 공연 후 집에 돌아와서, 딸에게 아까 불렀던 그 노래를 다시 불러달라고 말하는 아빠의 간절한 눈빛. 그 노래를 듣는 방식..  몇몇 장면에서 마음속 어딘가가 속절없이 무너져 내렸다. 그  틈으로 눈물이 범람했다. 누군가를 너무나도 사랑해서 말할 수 없이 간절했던 순간이 나에게도 있던가.




가족이라는 안식처이자 굴레. 애초에 선택할 자유도 없으므로 운명이라고 해야 할까. 태어나서부터 가족들과 수어로 소통해 온 루비는 노래를 할 때 어떤 기분이냐질문에 적당한 말을 찾지 못하고 손으로 표현한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 작스런 오디션에 참가한 루비는 극도로 긴장하지만 족들에게 손으로 가사를 표현하면서 비로소 편안해진다. 노래하는 그녀의 표정과 목소리와 모든 것이 그제서야 자연스럽다. 환하게 빛나는 루비를 보며 나도 모르게 이들의 삶을 온 마음으로 응원다. 나와 우리 가족, 타인과 그들의 가족 모두의 삶 또한.


(출처: 구글이미지)


Ruby and Mil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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