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각자의 '보통'을 찾기 위해

영화 [가장 보통의 연애]를 보고 나서

by 양지음

연애만큼, 답이 없는 종목(?)이 또 있을까. 사실 세상의 모든 일이 다 답은 없다지만, 우리가 가장 객관성을 잃고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 선택들을 자꾸만 하는 최고의 종목으로는 연애를 꼽을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이 관계가, 어떻게 되길 바라며 시작하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부디 그 끝이 해피엔딩이었으면 하는 마음만은 모두가 같지 않을까.


그러나 삶은,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게 아니’라던 어느 야구 선수의 말처럼 하늘로 돌아가기 전까진 ‘엔딩’이 아니라서, 끝이 없는 연애의 끝처럼 보였던 결혼 이후도 장난 아니게 불안한 게 어쩔 수 없는 현실인 걸까.


진정한 사랑을 믿으며 진지하게 그녀를 위했지만 그런 상대에게서 파혼당한 남자와, 끝이 없는 추문들에 마음을 닫고 사랑 대신 적당히 연애만 하는 여자. 서로 절절하게 싫어할 것 같은 두 사람이 만나서 때론 지저분하게, 때론 그래도 짠하게 서로에게 빠져드는 모습을 보며 생각했다. 사랑은, 누군가의 신념이나 가치관과는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동일한 모습으로 찾아오는 게 아닐까 하는 그런 생각.

그렇게 쪼잔하고 치졸한 두 사람의 모습에서 각자가 '보통'이라 생각하던 것들이 변하고, 서로에게 조금씩 맞춰지는 느낌이 들었다면 그건 지나친 이야기일까. 더불어 그 여자와 그 남자에게 관심이 많은 주변 인물들 또한 자신들이 뒷담화 까던 이 (예비) 커플과 다를 바 없는 자신만의 미친 연애 이야기를 내비치며(이 영화의 제목은 Crazy Romance다.) 모든 연애는 다 애초부터 스스로에겐 '보통'의 연애라는 걸 말하고 싶어 보였다면.


그렇게 주연, 조연 할 것 없이 다양한 인물들을 통해 영화는 말한다. 사랑도, 연애도, 결혼도 어느 하나 쉬운 게 없다고. 그렇게 도무지 뭐가 뭔지 모르게 지저분한 개똥밭이 우리의 현실이지만, 그래도 우리는 또다시 누군가를 믿고, 사랑을 만나고, 또 무언가를 꿈꾸게 된다고. 그 끝에 무엇이 있을지는 오로지 그 길을 걸어갈 당신만이 알 수 있을 거라고 말이다.



오랜만에 방구석 1열에서 영화를 관람하며 나의 오랜 연애에 대해 떠올렸다. 관계를 다시 생각해보기 위해 잠시 멀어진 우리는 지금 서로에게 어떤 존재이고 의미일까. 사실 그 사람을 떠올리지 않아도 적당히 하루를 보낼 수 있을 만큼 이미 마음이 꽤나 멀리 와버린 듯도 싶지만, 밥을 먹다 체한 것처럼 그 사람 생각에 마음 한편이 이따금 불편해 아주 괜찮지는 못한 상태.


영화 속 조연들의 모습처럼, 결혼 후 한없이 예뻤던 처음을 잃고 서로가 지겨워지거나 서로에게 지친 일상을 살아내는 주변 사람들을 자꾸만 보게 되는 나는, 그래서인지 아직도 우리의 '보통'을 찾지 못한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애의 끝이 결혼으로 이어지는 이유에 대해. 그리고 아마도 한동안은 계속 깨닫지 못하겠지. 아직 내 '가장 보통의 연애'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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