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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하령 Jul 07. 2020

Personal Policy

책에서 얻은 영감으로 머릿속 정리하기

내가 바꿀 수 있는 것은 오직 나 자신뿐이다. 다른 사람이나 주변의 상황은 나의 노력만으로 바꾸기 어렵고, 오히려 내가 바꿀 수 없는 일 때문에 불안한 나머지 평정심을 잃고 무력해질 때가 많다. 그럴 때마다 나만의 견고한 루틴을 계속하다 보면 어떤 상황에서도 크게 흔들리지 않고 중심을 잡을 수 있게 된다.
- 신경숙, 책 <뿌리가 튼튼한 사람이 되고 싶어>


자기 계발서는 잘 읽지 않지만 자기 계발법, 생활에서 생산성을 높이는 방법, 계획적으로 사는 방법 등을 소개하는 유튜브를 즐겨본다.

Personal Policy(이하 PP)는 2년 넘게 구독 중인 미니멀리스트 유투버 MuchelleB가 소개해준 개념으로, 자신의 인생에서 스스로 정한 규칙, 본인이 원해서 의식적으로 지키는 사항들을 말한다.


2019년 1월에 작성한 나의 PP를 예시로 들자면,

눈썹, 손톱 정리는 미루지 않기

자기 전 유튜브 보지 않기

‘~음’체 쓰지 않기/ 끝까지 발음하기

약속에 늦지 않기

10분 안에 할 수 있는 일은 바로 하기

가계부 정리 미루지 않기 (매월 10일)

화장품 개봉일 적어두기 (유통기한 넘기지 않기)

진통제를 복용할 때 음주하지 않기

또박또박 말하기, 천천히 해도 되니까 정확히 발음하기

신경 써서 글씨 쓰기

이왕이면 웃기 


적어놓고 보면 정말 사소한 일들이지만 우리가 쉽게 방치하거나 귀찮아서 미루는 일들이기 때문에 Personal Policy라는 거창한 이름을 붙이고 나면 반드시 해야 할 것만 같은 느낌이 든다. 그리고 지난 PP를 정하고 지키면서 변화하는 스스로를 발견할 때, 굉장히 뿌듯하고 삶의 질이 올라간다.


처음 나에게 맞는 PP를 선정할 때는 오랜 시간이 필요했다. 

주기적으로 상기하지 않으면 쉽게 잊어버리는 것, 가지고 싶었던 습관, 끊어내고 싶은 나쁜 습관 등을 하나씩 짚어가며 아주 사소한 것이라도 공책에 다 적었다. 그리고 그중에 가장 나에게 필요한 5개를 뽑아서 PP로 선정하고, 핸드폰 노트패드에 저장해 둔 뒤 하루에 한 번씩 시간을 내서 읽었다.


나는 손톱이 길면 손톱 아랫부분이 굉장히 아려서 쉽게 불편함을 느낀다. 또 눈썹이 중구난방으로 자라기 때문에 조금만 길러도 인상이 지저분해지는 느낌이 든다. 

손톱이나 눈썹 관리는 '시간을 내서 해야 한다'라고 무의식적으로 생각했기 때문에, 거울을 볼 때마다 자라나는 눈썹이 거슬려도 일하다가 손톱이 아파서 불편함을 느껴도 미룰 때가 많았다. 

하지만 PP를 매일 읽으면서 손톱이나 눈썹이 조금만 길어도 바로 정리하는 습관을 길렀다. 그리고 사소하다고 생각했던 불편하고 부정적인 감정들을 미리 방지하는 것만으로도 자존감과 삶의 질이 향상한다는 걸 깨달았다.


사람의 기분은 큰 일을 겪었을 때 변하기도 하지만 작은 감정들이 쌓이고 쌓여 영향을 받기도 한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작은 것들이 쌓였을 때 더 큰 영향을 미친다고 믿는다. 

일하다가 실수해서 상사에게 야단을 받으면 그날 하루의 기분을 망칠 것이다. 자신감도 떨어지고 여파가 며칠 더 갈 수도 있다. 

하지만 약속시간에 늦는 습관을 가지고 있다면 약속에 늦을 때마다 상대와 마찰이 있을 수도 있고, 그로 인해 오랜 시간 동안 다른 사람들로부터 신뢰도가 떨어졌을 수도 있다. 뿐만 아니라 마찰이 발생할 때마다 스스로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이 쌓였을 수도 있다. 그래서 이런 작은 습관들을 고치는 것만으로 자존감이 향상하는 걸 개인적으로 직접 체험했다.


나는 평소에 '이런 건 고쳐야 하는데'라고 생각했던 부분이나 직접 했던 실수들, 다른 사람에게서 발견한 부분들을 메모해둔다. SNS에서 발견한 좋은 글귀를 저장해두기도 하고 다른 사람의 좋은 습관이나 마음가짐을 발견했을 땐 당시의 내 감정과 배워야 할 점을 적어둔다. 물론 다른 사람의 단점이나 나쁜 습관을 봤을 때도 역시 저런 행동은 배우지 말자고 저장한다. 

적어두지 않으면 머릿속에서 쉽게 발휘될 사소한 일들을 저장해 두고 꾸준히 상기했더니 작지만 큰 변화들이 생겨났다.


가장 최근에 생각한 업데이트한 항목은 '할 수 있는데 안 하지는 말자.'이다. 

갈수록 새로운 일에 대한 도전정신이나 참여도가 줄어드는 것 같아서 생활에 활기가 부족하다는 느낌을 자주 받았다. '10분 안에 할 수 있는 일은 바로 하자'에서 연장된 항목으로, 힘들고 스트레스받으면서 하지는 말되 할 수 있으면 이것저것 도전해보고 경험해보자는 의미로 새로 추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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