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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 작가 Jan 23. 2021

새벽 5시 30분, 8일 차

최근에 회사 일이 많아 너무 늦게 퇴근하는 바람에 이틀간 일찍 일어나지 못했다. '오늘도 어쩔 수 없다'라고 되뇌다가 마음을 다잡고 일어났다. 새벽 5시 30분이다. 


오늘은 컨디션이 떨어진 상태라 운동을 할 때 '몸을 데운다'는 마음으로 했다. 20분간 실내 사이클을 돌리고 팔 굽혀 펴기 100개를 했다. 


이루마의 음악을 틀어놓고 아침을 먹고 나서 문득 '만족이란 무엇일까'라는 생각이 떠올랐다.


힘들게 일어났지만 운동으로 땀을 내고 샤워를 하고 상쾌한 기분으로 밥을 먹고 하루 일과를 준비하는 이 조용한 아침시간이 순간 '만족스럽다'라고 느껴진다. 


문득 책에서 본 어떤 이야기가 떠올랐다. 기억이 가물하지만 인상이 깊어 내 기억에 그 흔적이 남아 있다. 




어떤 사람이 강가에 한가로이 낚시를 하는 노인을 불쌍하다는 듯이 이야기하자 노인은 그 사람에게 물었다. 


"당신의 목표가 무엇인가요?" 


"난 큰 성공을 할 겁니다" 


"성공을 하면 무엇을 할 겁니까?"


"좋은 집과 차를 사고 행복한 가정을 꾸리지요"


"그러고 나서는요"


"나이가 들면 고향으로 내려가 편안하게 쉬면서 노년을 보내고 싶어요"


"이미 난 지금 그걸 이루고 하고 있지 않습니까? 이미 난 당신의 목표를 이룬 것 아닌가요?"



아침 일찍 일어나 운동을 하고 샤워를 하고 밥을 먹으며 물 한잔 마시고 있다. 귓가로 흘러드는 음악은 마음을 차분하게 하고 생각을 맑게 한다.


결국 지금 이 순간, 이 상태, 이 평온한 마음이 결국 내가 인생에서 원하는 목표이지 않을까?


출근을 15분 앞두고 마음이 편안해진다. 생명은 기적과 같다는 생각이 든다. 생명과 함께 주어진 소중한 시간을 경이롭고 벅찬 마음으로 나와 내 주변을 관찰하고 느끼고 알아가는데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아침이 주는 생명력과 상쾌함은 생각할 수 있는 시간과 여유, 평화로움을 준다. 그동안 잊고 있었던 삶에 대한 감사함과 무언가 차오르는 열망이 느껴진다.


출근시간이 가까워온다. 아침의 고요함을 열고 현실 세계로 들어가야 한다. 


현실 세계의 첫 임무인 음식물쓰레기 버리는 것을 잊지 않기 위해 주섬 주섬 카드를 챙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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