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 작가 Feb 15. 2022

30분, 너 그렇게 길었니?

책을 읽다가 비주얼 타이머라는 어플을 알게 되었다. 시간이 지나가는 것을 눈으로 보기 쉽게 표시한 아주 간단한 어플이다. 동그란 원에 시곗바늘 같은 것을 돌리면 원하는 시간만큼 빨간색이 칠해진다. 시간이 지나면 그 원이 조금씩 줄어든다. 단지 그 기능뿐이다. 


하지만 색깔을 칠해놓은 시간이 조금씩 조금씩 줄어드는 것을 보고 있으면 시간이 대단히 한정된 자원이라는 느낌이 든다. 저 바늘이 '0'에 도달하기 전, 빨갛게 칠해진 저 시간이 없어지기 전에 지금 하고 있는 것을 최대한 집중해서 하고 싶어 진다. 


마치 마감이 있는 보고서를 마무리할 때 미친듯한 집중력이 발휘되는 것처럼, 어떤 다른 생각이 끼어들면 "안돼 저 빨간색이 없어지기 전에는 끼어들지 마"라고 머릿속에서 누군가 소리치는 것 같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 책을 읽을 때, 피아노를 연습할 때, 글을 쓸 때 등 높은 집중력이 요구되는 무언가를 할 때 30분 단위로 타이머를 설정해놓고 눈에 보이는 곳에 놔둔다. 그 30분 동안은 하기로 작정한 것 이외에는 다른 생각이나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가 떠올라도 무시한다. 


"일단 무언가를 시작하면 타이머를 맞추고 뒤돌아보지 않는다"


그렇게 느껴지는 '30분'은 말도 못 하게 짧으면서도, 내가 이렇게까지 할 수 있었는지 놀랄 만큼 길게 느껴진다. 예전엔 책을 읽으려고 앉으면 대충대충 책장을 넘기다 지루해져 덮어버리곤 했다. 하지만 이런 방식으로 바꾸고 5분 정도 머릿속에 끼어드는 생각들을 밀어내며 집중하였더니 자연스레 몰입의 단계로 넘어갔다. 


"하루 30분으로 피아노 연습하면 얼마나 연습하겠어"
 "30분 동안 글을 쓰면 얼마나 쓰겠어"


하지만 그 30분을 의도적으로 데드라인을 설정하여 빠르게 몰입의 단계로 들어서면 생각보다 훨씬 더 길게 느껴지고, 효율적이라는 것을 체감하고 있다. 


이런 방식의 빠른 몰입은 오히려 긴 시간을 설정하는 것보다 30분 ~ 40분 정도가 가장 효율적인 것 같다. 주어진 시간이 길면 몰입의 긴장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차라리 30분 간격으로 다른 종류의 활동을 바꿔가면서 하는 것이 더욱 효율성이 좋았다. 


30분을 맞춰서 시작한 글쓰기가 이제 3분이 남았다. 새벽 시간, 퇴근 후 주어지는 짧은 시간이 이제는 길고 알차게 느껴진다. 이제 나에게 필요한 것은 '30분'이다. 이제 내가 하고 싶은 많은 것들을 '30분' 안에서 맘껏 누릴 것이다. 


'30분', 항상 내 옆에 있어줬는데, 내가 너의 소중함을 이제야 알게 되었구나.
앞으로 우리 함께 무한한 가능성의 세계를 여행하자
매거진의 이전글 결국 아침 시간인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