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계절을 기억해 둬야지
1. 분수의 계절이 돌아왔다.
2. 시원하게 물줄기가 솟아오른다.
3. 힘차게 밀어 올리는 힘이 사라지는 순간 공중에서 잠시 갈 곳을 잃고 멈춰 선 물방울들이 이내 동글동글 여러 개의 덩어리로 나뉘어 아름답게 떨어진다.
4. 놀이터 옆 바닥분수는 오늘도 북적북적하다.
5. 물줄기가 뿜어져 나오는 리듬에 맞추어 호시탐탐 달려들어갈 기회를 엿보는 꼬마 선수들이 분수 양 옆에 늘어서 있다.
6. 이때닷!
7. 물이 멈춘 순간을 노려 후다다닥 분수를 가로지르는 아이, 물이 나오는 구멍에 플라스틱 음료수 뚜껑을 엎어 놓고 기다리는 아이, 분수 가장자리만 맴도는 아이, 아예 한가운데에 자리를 잡고 분수 샤워를 하는 아이.
8. 까르르. 사방팔방에서 웃음소리가 분수에서 떨어져 나온 물방울 마냥 흩어진다.
9. 가끔 바람에 물방울이 분수 가장자리에서 멀찌감치 떨어진 곳에 팔짱을 끼고 있는 보호자들에게 날아들 때가 있다.
10. 흐어억. 사뭇 다른 비명소리도 섞여 다채로운 계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