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 너머를 보자

눈앞에서 알짱대는 플러스 마이너스

by 케잌

1. 돈을 벌면서부터는 지출에 대해 큰 주의를 기울인 적이 없다.

2. 나의 씀씀이는 크지 않은 편이고, 언제나 쓰는 것보다 많이 벌었기 때문이다.

3. 어제 8월의 중간 지출을 정리해보다 조금 우울한 기분이 들었다.

4. 그동안은 괜찮아 보였던 지출 수준이 백수인 지금 감당하기엔 너무 큰 금액처럼 느껴졌다.

5. 회사를 그만두기 전 당분간 수입이 없어도 생활비를 감당할 수 있는 여유자금을 모아 두었고, 실질적으로도 당장 재정적 어려움이 있는 건 아니다.

6. 그런데도 마음의 부담은 쉽사리 사라지지 않는다.

7. 돈에 휘둘리지 않는 삶을 살고 싶다고 오랜 기간 소망해왔다.

8. 그건 내가 쓰는 것 이상으로 벌겠다는 다짐이기도 하지만 필요 이상으로 벌기 위해 인생을 저당 잡히지 않겠다는 선언이기도 하다.

9. 하지만 현실에서는 적당히 벌고 적당히 사는 옵션이 결코 쉽지가 않다.

10. 통장에 찍히고 빠지는 숫자들이 큰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는 것 같지만, 내 삶은 그 그늘 안에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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