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은 숨 쉬는 법을 알고 있대
1. 가슴이 턱 막혀서 숨이 잘 쉬어지지 않을 때가 있다.
2. 허공에다 대고 소리라도 질러야만 숨을 쉴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일 때가 있다.
3. 너무 답답한 상황을 아주 잠깐만이라도 피하고 싶은데, 그마저도 허락이 되지 않아서 꼼짝없이 묶여 버릴 때가 있다.
4. 숨 쉴 틈 없이 사방이 막힌 좁은 상자 안에 갇힌 것 같다.
5. 그런 기분일 때에는 너무나도 간단하고 사소한 일조차 해낼 수가 없다.
6. 잘 뜯기지 않는 비닐봉지를 몇 번이고 쥐어뜯으며, 타이트하고 작은 단추를 풀어보려 애를 쓰며, 단단히 걸려버린 지퍼를 힘으로 올려보려고 안간힘을 쓰며 나는 울 것 같은 기분이 된다.
7. 속으로 몇 번이고 ‘아아아악’ 소리를 지르고 있는 스스로를 발견할 때면, 최대한 깊고 천천히 숨을 들이쉬어 본다.
8. 천천히 내쉬고, 다시 아주아주 깊고 천천히 들이쉰다.
9. 그러면 더 이상 비닐봉지와 단추와 지퍼가 나를 괴롭히려고 작정한 괴물 같아 보이지 않는다.
10. 다시 평정심을 찾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