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능하는 몸

기본 중의 기본 기능밖에 못할지언정

by 케잌

1. 온몸을 두들겨 맞은 듯이 아프다.

2. 사실 이건 정확하지 않은 표현인데, 왜냐면 나는 온몸을 두들겨 맞은 적이 한 번도 없고 따라서 그때의 신체적 고통이 무엇인지 모르기 때문이다.

3. 여하튼 조금만 몸을 움직여도 아프고 심지어 가만히 앉아 있는데도 전혀 편안하지가 않다.

4. 원인은 근육통이다.

5. 3일 연속 각기 다른 운동을 너무 열심히 했더니 온몸의 구석구석이 비명을 지르고 있다.

6. 강도 높은 운동을 좋아하는 친구들은 근육통을 즐기며, 오히려 근육통이 없으면 운동을 열심히 하지 않은 것 같아 기분이 나빠진다고 했다.

7. 나는 고통에 대한 인내심이 아주아주 미약한 사람이므로 근육통이든 뭐든 아픈 건 질색이다.

8. 이런 내가 엉엉 울면서도 운동을 계속하는 이유는 앞으로 10년 동안 사용할 몸의 기초체력을 다지고 싶기 때문이다.

9. 거창한 목표에 비해 아주 하찮은 운동량이고, 운동을 하고 나면 기력을 모두 소진하여 누워야만 하는 비루한 체력이지만 나아질 것이라고 믿는다.

10. 내가 가진 몸은 이것 하나인데, 나아질 것을 믿지 않는다고 해서 버려둘 수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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