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도 많이 꾸고, 악몽도 많이 꾸고
1. 악몽을 꿨다.
2. 내 악몽에 가장 자주 등장하는 레퍼토리는, 뭔가 늦었는데 아무것도 내 뜻대로 되질 않아서 긴박감에 심장이 조여 오는 상황이다.
3. 공항에 가야 하는데 짐을 못 쌌다든지, 곧 프레젠테이션을 시작해야 하는데 발표 자료가 작성이 안되었다든지, 회사에 출근했는데 잠옷 바지를 입고 있다든지 하는 식이다.
4. 그다음 잦은 빈도로 등장하는 것은 재난 상황이다.
5. 탱크가 집 앞까지 밀려들어온 적도 있고, 건물이 무너진 적도 있고, 하늘에서 죽은 새가 후드득 떨어지고 세상에 요지경으로 바뀌는 동안 가족들이 연락이 닿지 않아 발을 동동 구른 적도 있다.
6. 간간히 누가 쫓아온다든지 사람이 다른 사람을 해친다든지 하는 꿈도 꾸지만 그건 그다지 자주 등장하지는 않는다.
7. 어젯밤 꿈에서는 도시가 물에 잠겼다.
8. 건물이 모두 잠겨버려서 밖으로 나가지도 못한 채 점점 불어나는 물을 바라보고 공포에 휩싸여 있었다.
9. 다행히 구조선이 도착했지만 선체가 심하게 흔들리고 물이 배안으로 들이쳐서 불안했고, 내 품에 안겨 있는 아이를 어떻게든 지켜야 한다는 생각에 너무너무 무서웠다.
10. 그냥 귀신이 나오는 꿈이 더 낫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