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소리에 마음이 어두워진다
1. 저녁 9시 45분. 아파트 벽을 넘어 고함소리가 들려온다.
2. 자주 있는 일이다.
3. 흔하다고 해서 대수롭게 넘어가지지가 않아서, 들을 때마다 마음이 한 칸씩 어두워지는 기분이다.
4. 가끔 단어가 귀에 들어올 때도 있지만 대부분은 뭉개진 소리로만 들릴 뿐이다.
5. 무슨 내용인지 누구에게 하는 말인지 알 수 없기에, 과연 화낼 만한 일인지 내 멋대로 판단하고 흉을 볼 수도 없다.
6. 다만, '이렇게 자주, 저렇게 큰 소리로 뱉어내야만 할 만큼 마음에 화가 쌓이는 일이 많은 걸까'하는 생각을 한다.
7. 옆집엔 3살 아기가 사는데, 아랫집엔 어린아이 2명이 있는데, 윗집엔 할머니가 사시는 것 같았는데.
8. 내지르는 사람에게도, 그걸 듣고 있을 사람에게도, 벽 너머에 있는 나에게도 고통스러운 밤이다.
9. 소리 지를 수밖에 없는 심정을 느꼈던 일이 떠올라 마음이 한 칸 어두워진다.
10. 저렇게 내지르는 소리를 듣고 있을 수밖에 없었던 시간들이 떠올라 또 한 칸 마음의 불이 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