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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연 Aug 09. 2021

"운동선수의 삶"

배구선수 김연경이 운영 중인 유튜브 채널 <식빵언니>. 하루만에 모든 영상을 정주행했다.

"운동선수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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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도쿄올림픽이 끝났지만 여운이 길다. 뉴스도, 사람들의 SNS에도 아직 진행 중이다.


개인적으로 스포츠에 맹목적으로 매달리는 건 아니다싶지만 이번 올림픽, 특히 여자배구 종목은 상당히 뜻깊었다. 경기를 보면서, 스포츠의 '스' 자도잘 모르는 나 같은 사람도 왜 스포츠를 드라마라고 하는지 조금이나마 알 것 같았기 때문이다.


우리가, 그러니까 관중이 보는 스포츠는 언제나 승리 아니면 패배이지만, 선수 개개인에게는 한 평생이 담겨있다.

나는 어쩌다 지나가다 만난 사람이라면, 그들에게 스포츠는 평생을 함께 동고동락한 가족 그 이상이란 얘기다.

그러니 마치 흑백논리처럼 나뉘어버린 결과로만 옳다 아니다 잘했다 잘못했다 판단하는 건 무리다.


대중적이진 않았더라도 꾸준한 인기를 이어오다가 최근 더 큰 사랑을 받게된 배구선수 김연경의 경우 본인의 sns채널을 통해서 꾸준히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며 팬들과 소통한다. (그녀의 유튜브 채널 '식빵언니'는 너무 재미있어서 하루에 정주행했다.)

난 김연경 선수가 가진 소통 방식에 박수를 쳐주고 싶다. 적당한 선에서 관심을 '직접적'으로 요구하는데, 상대가 "왜? 왜 관심을 줘야하지?"라고 말한다면 그에대한 대답을 몸소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달까. 그것도 수긍할 수 밖에 없도록.

경기면 경기, 선수들끼리의 친목이면 친목, 늘 꾸밈없는 솔직한 말 습관까지 모든걸 다갖췄는데, "이래도 관심 안가질거야?"하고 보여주면서 말이다.


꾸준함의 힘도 적용됐다고 감히 결론내본다. 누가 보지않아도, 본인 스스로 보고있으니 꼭 해내야한다는 생각으로 꾸준히 이어온 것이 아닌가 싶다. 그렇게 딱히 댓가를 바라지 않고 그저 갈 길을 묵묵히 걸었기 때문에 저절로 따라온 결과인 셈이다.

월드클래스라는 명예도, 대중들의 사랑도.


언젠가 본 적 있는 피겨선수 김연아의 짧은 영상이 떠오른다.

무슨 생각을 하면서 훈련을 하냔 질문에, "무슨 생각을 하냐"며 "그냥 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그 간단한 장면에서 많은 걸 느꼈다. 늘 내 행동에, 취재에, 기사에 많은 의미를 부여하려 했던 내 모습을 떠올리며, '선수'는 다르구나 하는 걸 느꼈다.


베이스라고 하는 기본기가 확실히 다져져야 이후 내공으로 바뀌어 질 수 있는 것이고, 그 (스스로의)임계점 또는 마지노선까지는 묵묵히 그저 쌓고 또 쌓아가는 것이 필요한 거였다.

우리가 흔히 사회생활도, 3년동안에는 귀 닫고 입 닫고 열심히 하라고 하지않나.

피아노도 하농과 체르니로 손가락 테크닉 기본기를 다져놓고서 명곡이란 변주를 양념삼아 베토벤이나 쇼팽 등의 작품으로 넘어갈 수 있는 것 처럼.


이처럼 많은 비유가 떠오르는 걸 보니 스포츠가 드라마가 맞긴 한가보다. 한 장면을 보면서도 많은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도쿄올림픽을 끝으로 국가대표 은퇴의 뜻을 내비친 김연경은 만약 그렇게된다면 이후 뭘 하고싶냔 질문에 '쉬고싶다'고 답한 것으로 안다.


그녀가 '쉬면서도' 또 무엇을 보여줄지, 팬으로서,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궁금해진다.


#도쿄올림픽 #김연경 #여자배구 #식빵언니 #기자 #단상 #기자의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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