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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연 Aug 24. 2021

"자기의 일은 스스로"

가수 에이브릴라빈.

"자기의 일은 스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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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의 일은 스스로 하자. 알아서 척척척. 스스로 어린이.


이 문장을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음이 떠올랐다면 당신은 최소 90년대생이다.


이 노래는 모 학습지의 CM송(광고음악)이었는데 자기주도적인 학습을 할 수 있게 이 학습지가 가르쳐주겠단 내용이다.

하지만 '스스로 공부하라'는 저 말 역시 주입식으로 배웠기에, 오히려 하고싶지 않다는 반감이 조금 더 들었던 기억도 있다. 방청소를 하려다가 누가 청소하라고하면 또 하고싶지 않아지는 것 처럼.


누구나 한번쯤은 거쳐갔을 법한 저 학습지를 나도 초등학생때 풀었다. 수학, 국어 뭐 이렇게 했던 것 같은데 그 무렵 영어회화 학원도 다니게 됐다.


당시 내가 살고있던 지역은 소도시였는데, 작은 동네 치고 제법 크고 그럴싸한 어학원이 들어온 것이었다.

외국에서 오래 살다 온 (원장 딸)선생님도 있었고, 외국인교사도 있었다. 그들 중 일부는 수업시간에 게임만 했는데, 원장 딸은 수업시간에 팝송 가사외우기를 시켰다.

난 그 반이었는데, 그게 마음에 들면서도 또 들지 않았다. 팝송을 듣고 부르는 건 좋지만 가사를 외우는 건 별로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키니까 했다.


첫 팝송 수업이자 끝 수업이었던(금방 그만뒀기 때문에)그 수업에서 배운 노래는 에이브릴라빈Avril Lavigne의 '스케이트 타는 남자Sk8er boy'라는 노래였다.

신나는 드럼비트로 시작되는 이 노래는 당시 꽤 흥미로웠고 지금까지도 즐겨듣고있다.


가사내용은 대략 이렇다.


스케이트타는 남자가있었고 발레하는 여자가 있었는데 그 둘이 사랑에 빠졌다. 하지만 지인들이 어울리지 않는다며 갈라놓았다.

훗날 아기엄마가 된 여자가 티비를 틀었는데 첫사랑인 스케이트 타던 남자가 탑스타가 돼있었고, 그녀를 말리던 지인들에게 이 소식을 알리니 이미 그들은 그의 공연티켓을 예매해뒀다는 웃픈(웃기면서도 슬픈)얘기다.

특히 노래 후반에 에이브릴라빈이 직접 개입해서는 "Sorry girl but you missed out.(미안해 얘야. 넌 기회를 놓쳤어)"라며  본인이 직접 그 남자를 만나고 있다고 말한다.


이토록 신선한 가사가 또 있을까. 멜로디도 경쾌해서 좋다.


이 노래를 듣고자란 내가 중학생이 될 무렵, 새로 사귄 친구가 역시 팝송을 좋아했다. 그녀는 늘 전교 1,2등을 하는 언어천재에 공부천재였는데, 어느 날 그 친구 집에 놀러갔더니 내게 팝송하나를 들려줬다.


스위트박스Sweet box의 '날 압박하지마Don't push me'란 곡이었다.

꽤나 빠르고 긴 랩이 이어지는 곡이었는데 그녀는 그 랩을 다 외웠다며 내 앞에서 정말 똑같이 따라불렀다. 놀라웠다. 그녀는 가사 외우는게 좋다고 했다.


훗날 그 친구와 연락은 끊겼지만 알음알음으로 소식을 전해들었을때, 우리나라에서 손에 꼽는 대학에 들어가 졸업한 뒤 유학을 떠났다고 했다. 공부를 즐겼던 자의 (어쩌면 예견된)미래였다.


자기주도 학습은 이렇게나 중요하다.


누가 시켜서 영어가사를 외우기보다 진짜로 재밌어하고 또 꾸준히 이어가는 사람의 힘.


주입식 공부에 익숙했던 나는 그래도 다행히, 성인이 된 후에 자기주도적 생각과 사고, 습관, 학습에 관심을 두게 됐다.


그래서 스스로 학습의 힘을 믿는다. 비단 공부뿐만이 아니라 본인의 인생 설계에서도 적용될테다.


#기자 #기자단상 #단상 #에세이 #작가지망

#자기주도학습 #에이브릴라빈 #스위트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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