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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솔지책 Aug 12. 2021

지금 여기, 이대로 괜찮은 걸까?

생각해봐야 할 사회적 질문을 담는 책



이 책들을 좋아할 것 같은 분

1) 사회문제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책을 구입한 적이 있는 분

2) 우리 사회를 둘러싼 문제들에 관심을 가지고 싶어도 어렵게 느껴지는 분



1. 가키야 미우, 김난주 옮김, 《70세 사망법안, 가결》(왼쪽주머니, 2018)


간략한 내용 설명

— 제목부터 강렬하죠? 제목에 나와 있는 대로 ‘70세에 사망하는 법안이 가결’된 어느 미래의 일본을 그린 소설입니다.

— 여기는 한 가족이 주축이 되어 나오는데요, 그 가족 중 아내이자 엄마이자 며느리인 중년 여자가 주인공입니다. 아픈 어머니를 돌보고 남편과 아이 뒷바라지를 하던 주인공 ‘도요코’에게 ‘70세에 사망해야 한다는 법안’은 한 줄기 빛이 됩니다. 하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시어머니가 죽는다고 모든 게 해결되는 건 아니라는 걸 깨닫게 돼요. 도요코를 뺀 나머지 가족은 정말 자기 생각만 하거든요. 아픈 현실을 마주한 도요코는 집을 나갑니다.

— 집은 엉망진창이 돼요. 엄마가, 아내가, 간병인이 사라졌으니까요. 그간 도요코가 견뎌왔던 생활 그리고 어쩌면 타인보다도 훨씬 더 먼 가족에 대해 그린 이야기입니다.


이 책에서 다루는 사회문제

— 뭐 아주 총체적 난국인 이야기일 정도로 여러 문제가 등장합니다. 모두가 다 아는 고령화, 노노간병(노인이 노인을 간병하게 되는 걸 일컫는데, 사실 한국도 이 문제가 점점 커지고 있죠), 가부장제, 세대 간 갈등, 성차별 등등 정말 많이도 나옵니다.

— 저는 읽으면서 ‘62년생 도요코’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제가 도요코였다면 자식이고 남편이고 진작 다 버리고 뛰쳐나왔을 것 같더라고요. 주부, 여성, 엄마, 아내에게만 지워지는 짐이 너무 많았어요. 너무 답답하고 울화통이 치밀었습니다.

— 일본의 이야기지만 전혀 일본만의 이야기가 아니에요. 한국도 아주 똑같은 상황을, 어쩌면 더 심각하게 겪고 있을 겁니다. 특히 고령화, 그로 인한 노노간병은 앞으로 더 심해질 것만 같아요.

— 이 책이 실제 현실은 어떤지 한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된다면 좋겠습니다.



2. 한승태, 《고기로 태어나서》(시대의창, 2018)


간략한 내용 설명

— 띠지에 나와 있듯 너무 호평을 많이 받은 책입니다. 접한 분이 많을 것 같긴 하지만 ‘사회문제’ 하면 이 책을 빼놓을 수가 없었어요.

— 저자인 한승태님이 실제로 닭, 돼지, 개 등을 키우고 죽이는 곳에서 일했던 이야기를 담은 책입니다. ‘고기로 태어난’ 이들의 삶을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보며 기록한 르포르타주로 보시면 될 것 같아요.


이 책에서 다루는 사회문제

— 사실 이 책을 읽은 분들은 아시겠지만 여기서 나오는 가장 큰 문제는 인간입니다. 자기들 맛있는 거 먹겠다고 닭들을 케이지에 가둬 키우고, 개들에게 평생 음식물 쓰레기를 먹이고, 닭의 부리를 자르고, 돼지를 때리고… 전 이 책을 읽고 한동안 계란조차 멀리했었어요. 그걸 먹는 제가 너무 싫었거든요.

— 또 심각한 문제는 역시 ‘공장식 축산’이겠죠. 닭이든 돼지든 개든 가둬놓고 공장처럼 키워내는 거요. 이들에겐 어떤 자유도 주어지지 않아요. 인간의 입으로 들어갈 음식을 위해 아주 좁은 곳에 갇혀 잔인하게 생을 마감합니다.

 책에서 인상 깊게 남았던   하나가 외국인 노동자들의 존재였던  같아요. 돈을 한국으로  외국인 노동자들은 한국인들은 아무도 일하고 싶어 하지 않는 곳에서 적은 돈을 받고 일합니다. 저자도 그들과 함께 기숙 생활을  적이 있었던  같기도 해요. 직업에 귀천이 없지 않다는  여기서  느끼게 됩니다.


사족

— 여러모로 고통스러운 책이에요. 하지만 고통을 직시해야 또 세상이 바뀌지 않을까 싶습니다.



3. 천자오루, 강영희 옮김, 《사랑을 말할 때 우리가 꺼내지 않았던 이야기들》(사계절, 2020)

간략한 내용 설명

— 이 책의 부제는 ‘장애인의 성과 사랑 이야기’예요. 부제 그대로 대개 관심 갖지 않고 누구도 쉽게 이야기하지 않는 주제를 책 한 권 내내 계속 말합니다.

— 타이완 매체에서 기자로 일하던 저자, 천자오루가 다양한 장애인들을 직접 만나고 또 이런저런 자료들을 읽으며 알게 된 이야기들을 쓴 책으로, 장애인과 장애인의 사랑,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사랑, 성소수자 장애인 등 아주 많은 이야기를 다룹니다.


이 책에서 다루는 사회문제

— 일단 이 책은 장애인도 사랑할 수 있는 존재라는 어쩌면 당연한 사실을 계속 말해줘요. 누구나 사랑할 수 있다면서 그 ‘누구나’에 장애인이 포함되는 게 맞냐며 꼬집기도 하죠.

— 장애인들이 겪는 여러 성적 욕구에 대해서도 말해줍니다. 역시 비장애인과 똑같은 욕구를 느끼지만 해결할 수 없는 사람들이 많고, 실제로 몇몇 나라에서는 그들을 위한 ‘성 서비스’가 있기도 하대요. 누군가에겐 불편할 수 있는 이야기고 주장이지만 이 책의 추천사를 쓴 김원영 변호사의 말대로 “저자의 분명한 의도는 장애인의 성은 이러한 무수한 논란들 가운데서도 말해져야” 한다는 것 같아요.


사족

— 이 책을 읽으면서 여러모로 머릿속이 하얘지는 경험을 많이 했어요. 안 그런 척하며 살았지만 사실은 나도 장애인들의 사랑은 어렵다고 생각한 비장애인 아니었을까? 왜 비장애인들은 장애인들이 사랑도, 섹스도 잘 모르고 성적인 욕구도 별로 못 느낄 거라고 단정했을까? 같은 질문도 많이 했습니다.

— 장애인을 비롯한 많은 소수자가 처한 현실이 계속해서 말해져야 세상이 좀더 좋은 쪽으로 나아갈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비장애인 모두 장애인이 될 가능성이 있으니까 더 그렇고요.

— 주제가 무겁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책은 아주 잘 읽힙니다. 추천해요!



그럼 20000 끝!

모두 평온하고 포근한 하루를 보내실 수 있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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