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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솔지책 Aug 24. 2021

읽기만 해(밤도 네가 새고..)

열두 시가 지나면 내려놓아야 합니다. 안 그러면 출근 못 합니다.



이 책들이 맞을 것 같은 분

1) 재밌는 게 최고라고 생각하는 분

2) 지루하고 따분한 시간들을 재미있게 보내고 싶은 분



1. 세라 워터스, 최용준 옮김, 《핑거스미스》(열린책들, 2016)


간략한 내용 설명

— 박찬욱 감독의 영화 <아가씨>의 원작으로 유명한 작품입니다. 주축이 되는 주인공 캐릭터들과 서사의 흐름 정도는 비슷한데요, 나머지는 아예 다르다고 보셔도 돼요. 일단 시/공간적 배경이 확연하게 다르고 중간중간 달라진 부분도 꽤 있어요. (숙희를 기대하시면 안 되지만 어쩐지 자꾸 저도 모르게 숙희 얼굴을 떠올리며 읽었네요..)

— 영화 <아가씨>를 보신 분들이라면 내용은 대충 아실 거예요. ‘막대한 재산을 가진 아가씨와 그 아가씨의 하녀로 들어간 사람의 이야기’라는 걸요. 책도 똑같으니까 여기까지만 쓸까 봐요.


뭐가 그렇게 재밌는데?

서사에 엄청 큰 힘이 있어요. 사실  집어 말하기가  힘들지만 대단한 점은 제가 대충 기승전결을  알고 있는데도 진짜 계속 페이지를 넘기게 되더라고요. 이렇게 페이지 터너라고? 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어요.

 여자의 이야기와 심리..! .. 정말 오묘한 심리 각자의 이야기들이 얽히고설켰는데 심지어 자세하게 진행되니까 눈을  가 없더라고요. , 내일 출근해야 되는데.. ,  자야 되는데.. .. 근데 여기까지만 읽어야지.. 이렇게 반복하면서 간신히 책을 내려놓곤 했는데 결국 다음  와서  읽어버렸어요.


사족

— 저는 원래 판본이 아니라 특별판 판본으로 읽었었어요. 그래서 좀더 두껍고 작은 판본이었는데 두께가 무색하게 아주 금방 읽으실 수 있을 거예요. 정말입니다!




2. 레이먼드 조, 《마지막 소년》(엘릭시르, 2021)

간략한 내용 설명

띠지에 나와 있는 것처럼 '누아르 하드보일드 (약간의) 성장소설' 초초초신간입니다. 누아르와 하드보일드야 자주 함께 쓰이지만 보통 성장소설이랑 묶여 쓰이는 표현은 아니라 의아했는데 책을 읽다 보니  '성장소설'이라 이름 붙였는지 알겠더라고요.

— 제목처럼 이 책의 주인공은 한 '소년'(미성년)이고요. 행복하지 않은 가정에서 자란 아이가 조폭이 되어 벌어진 이야기를 그렸어요. 그 세계에서 일어나는 어떤 사건들이 있고 주인공은 그 가운데서 사랑하는 이들을 믿고 지키기 위해 많은 일을 하게 됩니다.


뭐가 그렇게 재밌는데?

— 촌스럽지 않아요. 사실 저는 누아르 하드보일드를 몇 년 전부터 읽지 않았습니다. 좀 찾아 읽다가 어느 순간 너무 촌스럽고 별로인 것 같아 질려버렸거든요. 욕설도 많이 나오고 또 상투적인 장면들이 꽤 있다 보니 이게 조절을 잘 못하면 한 끗 차이로 촌스러워지더라고요. 그런데 이 책은 그 선을 아주 아주 잘 지켰습니다. '어, 촌스러울 것 같은데?' 하는 장면들이 그렇지 않더라고요.

속도감이 엄청납니다. 하드보일드들이 원래 단문으로 많이 치고 나가는 면이 있긴 하지만  책은 거기에 더해 시각적인 요소를 보여주는 데도  공을 들였다는 생각이 들었어요(저자 인터뷰 책에 있는 저자 소개를 보니 저자분이 실제로 영상 쪽에서 일을 하신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정말 엄청나게 빠릅니다. 영화 속 싸우는 장면을 보는 느낌이랄까요?

— 어린 주인공이 굉장히 매력적이에요. 사실 정말 비현실적인 인물이라고 느끼긴 했는데, 그런 사람이 주인공이라 굉장히 잘 읽히고 이입이 됐던 것 같아요. 아주 어린 나이에 조폭이 됐고 또 행복하지 않은 집에서 자랐지만 삐뚤어진 면이 거의 없달까요? 치기도 별로 없고, 허세도 없고, 불의에 저항하는 것에도 두려움이 없고. 나쁜 건 거의 없는 인물이라 아주 잘 읽혔던 것 같아요. 이 주인공 덕에 '성장소설'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거고요.


사족

— 위에서 말씀드렸듯 잔인한 장면이 꽤 있습니다. 워낙 속도감이 있다 보니 저는 그런 부분들은 막 달리면서 그냥 대충 읽긴 했는데 거부감 있는 분들은 피하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 소재상 PC하기 좀 어려운 책인데 이 책은 그래도 PC하려고 굉장히 노력했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어요. 그래도 불편한 부분이 있을 순 있으니 참고해주세요.




왠지 위 책들이 비 오는 이번 주와 잘 어울린다는 생각도 듭니다만,

잠은 자고 책 읽으셔야 하니 절대 밤에 집지 마십쇼!


오늘도 손 번쩍 들어 인사 보냅니다. 이만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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