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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솔지책 Oct 27. 2021

지금 이 계절과 딱인 책

세상에 이런 책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 책이 맞을 것 같은 분

1) 오랫동안 책을 읽는 게 어려운 분

2) 글이 주는 여운을 좋아하는 분

3) 유명 작가의 글을 잘 접해보지 않은 분



리처드 라이트 외 24명, 강경이/박지홍 엮음, 《천천히, 스미는》(봄날의책, 2016)


간략한 내용 설명

— 봄날의책에서 펴내는 산문선 시리즈 중 하나인 책입니다. 지금까지 한국 산문, 일본 산문, 영미 산문, 프랑스 산문을 펴냈습니다.

— 다른 산문선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이 책도 내로라 하는 영미권 작가들의 산문을 엮었어요. 예를 들면 버지니아 울프, 스콧 피츠제럴드, 조지 오웰, 윌리엄 포크너, 오스카 와일드 같은 작가들입니다. 책을 읽어본 적은 없다 해도 어디선가 이름 한 번쯤은 들어봤을 작가들이죠.

— 크게 정해진 주제는 없지만 모두 인간과 삶에 대해 맞닿아 있는 글들이에요.


좋았던 점

— 이건 봄날의책 산문선 시리즈의 좋은 점이기도 한데요, 몰랐던 작가들의 훌륭한 글을 읽어볼 수 있어요. 책에 실린 글을 쓴 모든 작가가 영미권 자체에서는 꽤 이름을 알린 작가들이지만 한국 독자인 제게는 낯선 작가가 꽤 있었어요. 그중 한 명이 ‘맥스 비어봄’이었는데 여기 실린 <윌리엄과 메리>를 읽고 너무 좋아서 팔짝 뛰었던 기억이 여전히 생생합니다..

유명 작가의 새로운 글들을 볼 수도 있습니다. 조지 오웰을 좋아해서 그의 책을 꽤 여러 권 사모았는데, 이 책에서 처음으로 <마라케시>(이솝 마라케시를 좋아하는데.. 마라케시가 모로코의 도시라는 걸 여기서 처음 알았습니다.. 저의 무지…)라는 글을 읽었어요. 이런 글을 쓴지도 몰랐는데 역시 뭐… 명작가였습니다.

그리 길지 않은 글들이 실려 있다 보니 집중이 어려운 분들이나 책 읽는 데 한 번에 오랜 시간을 쏟지 못하는 분들이 읽기 좋아요. 물론 읽다 보면 너무 좋아서 끊어 읽는 게 더 힘드실 수도 있지만요..?

여러 작가의 글을 한 권으로 읽을 수 있다는 것도 좋아요. 작가가 무려 25명이나 되기 때문에 약간 배스킨라빈스31 같은 느낌도 있습니다. 어차피 실린 글은 많으니 취향이 아닌 작가의 글이 있다면 과감하게 스킵할 수도 있고요. (저는 다 읽긴 했는데 적고 보니 엄청난 장점 같네요!)


사족

— 홀브룩 잭슨이라는 작가가 쓴 <애서가는 어떻게 시간을 정복하는가>라는 글도 실려 있는데요. 다독가를 지향하는 적독가로서 아주 좋아했던 글입니다. 제가 카카오톡 채널 소개에 ‘오늘 읽을 책을 내일로 미루지 말자’고 써놨는데 홀브룩 잭슨이 쓴 문장에서 따온 거였어요. 책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이 글은 정말 좋아하실 겁니다!

— 여기서는 이 책만 다루긴 했지만 일본 산문을 엮은 《슬픈 인간》도 정말 좋습니다! 만약 이 책이 마음에 드셨다면 다음 책으로 《슬픈 인간》을 읽어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어쩌다 보니 한국 산문은 사지도 읽지도 않았고 프랑스 산문은 사두었는데 아직 읽지 못해 뭐라 할 말이 없습니다!)


좋았던 문장 하나(역시 꼽기 어려웠습니다..)

사람에게는 다른 사람에게 말하기 힘든,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심각하고 비밀스러운 문제들이 있기 마련이다. 그러나 흑인에게는 삶의 사소한 문제들이 말하기 힘든 것이 된다. 그 사소한 문제에 자기 운명이 달려 있기 때문이다. 자신과 별의 관계를 표현하려고 애쓰는 사람도 있지만 빵 한 덩이를 얻는 데 온 정신이 팔려 있는 사람에게 그 빵 한 덩이는 하늘의 별만큼이나 중요한 법이다.




이 책을 몇 년 전 딱 이맘때쯤 읽었던 것 같아요.

그때 책을 덮고 ‘세상에 이런 책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을 하고 그대로 적어놓았더라고요.

이 책에 실린 글들이 여러분 마음에도 좋은 파도를 불러일으킬 수 있길 바라며 맺습니다.

그럼 2만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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