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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지향 Sep 11. 2020

석양




한 때는, 내 마음이 다 타서 사라질 때까지 너를 사랑해 주는 것이 인생에서 이루고 싶은 큰 꿈이었다. 너에겐 하등 쓸모없는 명왕성이라도 따다 주며 고백을 하고 싶었다. 마치 어린아이가 장래희망에 당돌하게 대통령이라고 삐뚤한 글씨로 선생님에게 적어 내는 것처럼 무모하고, 서툴렀고, 순수했다. 그 마음이 조금도 닳아버리기 전에 우리가 닳아 사라졌지만, 그 꿈을 꿀 수 있어서 참 행복했던 내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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