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을 시원하게 보내는 방법

무더위를 시원하게 날려준 SOUNDBERRY FESTA' 25에 다녀오다

by 영원

지난 7월 19일과 20일, 여름의 대표 뮤직 페스티벌 ‘사운드베리 페스타 2025’가 일산 킨텍스에서 열렸다. 둘째 날인 7월 20일 일요일에는 드래곤 포니, 오월 오일, 최예나, 루시, 하현상, 엔플라잉 등 쟁쟁한 아티스트들의 공연이 이어졌다. 평소 관심 있던 아티스트들을 하루에 모두 만나볼 수 있다는 사실에 기대감이 매우 커졌다.

사운드베리 페스타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실내 페스티벌이라는 점이다. 탁 트인 야외에 돗자리를 펼쳐놓고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무대를 즐기는 것이 페스티벌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하는 편이지만, 지금처럼 날씨가 무더운 여름날에 실내 페스티벌은 한 줄기 빛 같은 느낌이었다

당일 12시쯤 입장한 사운드베리 페스타에는 이미 많은 관객이 무대를 즐기고 있었다. 게이트로 들어서면 바로 무대가 보이는데, 대형 전광판을 기준으로 왼쪽은 COOL STAGE, 오른쪽은 FRESH STAGE로 아티스트들은 번갈아 가며 양쪽 무대에서 등장했다. 원하는 무대를 찾아 자유롭게 이동하며 볼 수 있는 야외 페스티벌과 달리, 공간이 한정적인 실내 페스티벌을 위한 적절한 아이디어였다. 대부분의 밴드 무대는 악기 세팅과 사운드체크로 인해 지연되는 경우가 많은 데 반해, 사운드베리는 나란히 놓인 두 개의 무대에서 번갈아 공연을 진행한 덕에 무대 세팅 소요되는 불필요한 시간을 아꼈다는 점에서 똑똑한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커튼 뒤로 다음 아티스트가 무대를 준비하는 모습을 구경하는 재미도 있었다. 어마어마하게 커다란 전광판 덕분에 스탠딩 뒤편에서도, 레스트 존에서도 무대를 즐길 수 있었다.

드래곤포니(Dragon Pony)

평소 공연 영상이나 음원을 자주 찾아 듣던 밴드의 첫 라이브를 보는 것이었기에 개인적으로 가장 기대를 품었던 아티스트 중 한 팀이었다. 역시나, 공연이 다 끝나고 집에 돌아가는 길에 다시 들은 음원이 심심하게 느껴질 정도로 라이브 실력이 뛰어났다. 음원보다 라이브에서 밴드사운드가 두드러졌고, 보컬 역시 악기 소리에 묻히지 않고 청량하면서도 강렬하게 공연장을 가득 채웠다. 특히, 'Not out'이나 'POP UP' 등의 곡에서 적극적으로 관객들의 호응과 떼창을 유도하며 무대를 이끌어갔는데 여러모로 신인답지 않은 노련함을 엿볼 수 있었다. 이들의 단독 콘서트에 꼭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만족스러운 무대였다. 50분을 꽉꽉 채워준 드래곤 포니의 10곡의 노래 중 '꼬리를 먹는 뱀'과 '모스부호', 'Pity Punk'를 꼭 들어보길 추천한다. 더불어 이날 선공개로 선보였던 '지구 소년'이라는 곡이 7월 29일 발매된다고 하니, 관심을 갖고 기다려봐도 좋을 듯하다.


하현상

독보적인 감성이 매력적인 하현상의 무대는 특히나 시간대가 정말 적절했다. 물론 실내라서 노을이 보이진 않았지만 한창 잔잔하고 나른해지는 19시~20시를 가장 아름답게 채울 수 있는 아티스트였다고 생각한다. 비교적 최근 발매한 '고양이'와 '장마'부터 어느새 하현상 하면 국룰 곡이 된 '등대'와 '불꽃놀이'까지 총 12곡으로 모두의 마음에 따뜻함을 선사했다. 특히 앵콜무대였던 '이유'라는 곡이 가장 인상 깊었는데, 자칫하면 가사 전달력이 떨어질 수도 있는 페스티벌 무대에서 가사 한줄 한줄이 마음에 콕콕 박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마음 한쪽이 찡하듯 뭉클한 느낌에 아마 곡이 조금만 더 길었다면 눈물이 떨어졌을 게 분명하다.


엔플라잉(N.Flying)

엔플라잉은 등장부터 공연장을 뜨겁게 달궜다. 첫 곡부터 마지막 곡까지 신나는 곡들로 구성된 셋리스트의 에너지는 자연스럽게 그들과 하나 되어 그동안의 피로를 잊고 뛰어놀게 만들었다. 풍성한 사운드와 힘 있고 탄탄한 보컬은 무더위가 싹 날아가는 착각마저 들게 했다. 관객 모두 함께 따라 부를 수 있는 ‘옥탑방’과 '블루문'과 더불어 미처 몰랐던 취향 저격 곡들까지 플레이리스트에 담아갈 수 있었다. 무대 중간중간 보여주는 깨알 같은 율동과 'Sunset' 무대에서 파도 타듯 흔들리는 응원 봉들 역시 장관을 이루는 매력 포인트로 다가왔다.


위에서 언급한 세 팀 외에도 캔트비블루, 오월오일, 루시 등과 같은 밴드 팀과 이무진, 예나, 최유리와 같은 탄탄한 솔로 아티스트들이 저마다의 열기와 에너지로 무대를 가득 채웠다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이 있다면, 열기가 너무 뜨거웠던 나머지 공연장 자체의 온도가 너무 뜨거웠다는 것이다. 바깥의 날씨에 비해 홀 내부가 쾌적하긴 했지만, 시원하다고 할 수는 없었다. 관객들 모두 더위에 지쳤고 쓰러지는 사람들도 발생했다. 공간의 수용 가능 인원보다 훨씬 많은 사람이 모인 자리였기 때문에 냉방을 더 강하게 가동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운드베리 페스타는 뜨거웠던 여름날의 한 페이지로 기억될 것 같다. 같은 관심사를 공유한 에디터님과 좋아하는 가수와 음악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고, 객석에서 뛰어놀며 나눴던 모든 순간을 잊지 못할 것 같다. 함께할 다음 페스티벌을 기약하며 동행해 주신 김효주 에디터님께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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