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 10개월 만이다. 뭐가 그리 바쁘다고 글쓰기를 손에서 놓았는지 모르겠다.
어쩌면 글을 쓸수록 더 잘 쓰고 싶다는 욕심과, 일상 그대로를 드러내기보다는 에피소드를 뽑아내려던 것이 부담으로 다가왔던 것 같다. 글을 쓰다 보면 문맥이 맞지 않는 글을 쓸 수도, 문법적 오류가 있을 수도, 내 마음에 딱 맞는 알맞은 어휘가 생각나지 않을 때도 있는데 그럴 때마다 글쓰기를 멈추다 보니 짧든 길든 글 하나를 제대로 완성하지 못했던 거다.
지구력의 문제인 건가. 내가 조금 바쁘고 피로해지면 바로 손에서 놓는 것 몇 가지가 있다.
말씀 묵상, 베트남어 공부, 요리하기, 책 읽기, 글쓰기...
한 번에 다 놓아버리든가 아니면 게 중 몇 가지를 쏙 잊어버리든가.
얼마 전까지는 '일기를 쓰니 하루가 정리되어서 좋다'라며 꼬박꼬박 일기를 쓰자고 다짐했었는데 그마저도 한 달을 넘기지 못했으니, 나의 열정에 내가 다 아쉽다.
한때 월요일 아침 트위터에 "나는 유노윤호다."라는 포스팅이 마구 올라왔었다는데, 유노윤호의 열정으로 월요일의 피로감과 맞서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한다. 트위터를 하지 않는 나로서는 인터넷에서 노닥거리다가 뒤늦게서야 발견했는데, 그런 생각을 한 사람들이 귀엽다고 느끼면서도 그 마음에 깊이 공감했다.
열정이 많은 사람, 더욱이 꾸준히 그 열정을 유지하는 사람을 보는 것은 힘이 된다. 그런 사람이 곁에 있다면 더 좋을 테지만 아쉬운 대로 TV에라도 그런 사람이 나와줘서 참 고맙다. 요 근래 오글거린다거나 유치하다는 말로 사람을 낮춰 보지 않고 그 열정이 대단하다고 인정하고 박수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
추가로 요새 내가 먹은 것 목록을 정리해보니 죄다 라면에 맵고 짜거나 단, 자극적인 음식 투성이다.
아침저녁으로 속이 부대끼는 걸 보니 이제 간도 좀 심심하고 채소도 듬뿍 넣은 것들을 해 먹어야 할 때인가 보다. 다낭에서 살며 '몸에 좋은 재료로 직접 요리해 먹기'를 다짐했었는데...!
얼마 전 읽은 책에 "절뚝거리면서도 나아가야 한다."라는 구절이 있었는데, (이런 의미로 말한 것은 아니었지만) 나 역시도. 때때로 크게 휘청거리고 멈춰 설지라도 다시, 또다시 나아가려는 노력을 멈추지 말아야겠다.
사람은 매번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만, 깨닫고 뉘우칠 때마다 조금씩 성장하는 거라고 나는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