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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낭소리 Sep 21. 2019

[다낭소리] 고향에 가야 해서

 고향에 가야 해서

 수업 끝나고 학생이 찾아왔다. 다음 주 수업을 빠질 수 있겠냐는 거다. APEC 행사로 인해 금, 토요일에 학교가 쉬는데 그 기간에 맞춰 고향에 다녀오려나 보다. 


 ‘당연히 안 되지 임마!’하고 당장에 소리치고 싶은 내적 갈등을 참으며 고향이 멀리에 있냐고 물어 봤다. 응에안. 다낭에서 북쪽으로 80km 정도 떨어진 곳이라고 한다. 버스표가 비쌀 뿐더러 멀어서 명절이나 여름 방학이 아니면 갈 수가 없다고 한다. 오랫동안 부모님을 못 봬서 가고 싶다는 학생 말에 마음이 흔들렸다. 수업을 빠지면 시험에서도 불리하고 한국어 공부를 못하게 되는데 괜찮으냐고 물어보았다. 그래도 부모님이 보고 싶단다. 덧붙여 친구가 필기한 것을 보고 열심히 공부할 테니 허락해 달라고 한다. 


 어차피 수업을 놓치면 그 손해는 그대로 학생에게 돌아가는 것, 스스로 선택하고 결과를 책임질 수 있도록 나는 이쯤에서 허락하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복습 철저히 할 것을 약속 받고 A4용지 한 장에 일기를 써 오라고 한 뒤 결석을 허락했다. 학생 표정을 보니 ‘이럴 거면 수업 듣는 게 낫겠다.’싶어 보였다. 미안하지만 나도 어쩔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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