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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낭소리 Oct 15. 2019

[다낭소리] 공유와 소유2

 공유와 소유

 우리 인생은 끊임없이 소유하려는 투쟁과도 같다. 행복이나 안정이라고 불리는 것을, 다채로운 감정을, 더 많은 지식과 경험, 절대 내 것으로 만들 수 없는 사람을, 돈과 명예, 인기, 안락함, 다른 사람으로부터 받는 인정, 모든 것이 잘 되고 있다는 확신 혹은 그 비슷한 생각을…. 우리가 의식하고 있든 아니든 우리의 오감과 본성이 우리를 그 길로 이끈다. 채우기에만 급급해 하다 보니 신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탈이 나고 짓눌리는 무게에 허덕이고 만다. 


 하지만 영원한 내 소유라는 것은 없다. 지식도 경험도 누군가와 나누지 않으면 기억에서 사라지고 내 것이라고 단단히 믿고 있는 이 몸뚱어리마저도 언젠가는 내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만약 임신을 선택하는 사람이라면 아기와 공유하는 몸을 온전히 내 마음대로 할 수 없다는 것을 더욱 실감하게 될 것이다. 조절할 수 없는 입덧이며 그동안 스스로 잘 안다고 확신했던 ‘몸’에서 일어나는 변화까지. 그나마 내 마음대로 쓴다고 생각하는 시간조차 언젠가는 불가분적으로 공유해야 하는 때가 온다. 몸과 시간이 그러할진대 하물며 다른 것은 어떠할까. 


 그러니 ‘집착하지 말아야지, 가능하다면 나누며 살아야지’하면서도 또 욕심에 가로막혀 주저하는 것이 인생일 터, 그 이기심의 최고봉에 앉아 있는 사람이 바로 나일 테다. 그러나 알면서도 안 되는 것은 연습할 수 있고, 지금 이 순간 내게 나눔을 연습할 기회가 주어져서 감사하다. 


 오밤중에 나타난 바퀴 선생을 만나 군소리가 길어졌다만 실은 오후에 마늘을 까다가 갑자기 든 생각이다. 단순한 노동에 집중하다 보면 수업 아이디어를 비롯한 좋은 생각이 떠오르거나 정리되곤 한다. 이게 바로 멍 때리는 시간이 필요한 이유인지도 모르겠다. 여하튼 내일은 마늘을 얇게 저며 넣고 스파게티를 만들어야겠다. 아, 얼른 내일이 왔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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