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환절기라서 감기나 코로나가 다시 유행이라고 말은 들었지만, 그 당사자가 내가 될지는 몰랐다. 사람 많은 곳에 갈 때는 마스크를 가능한 쓰고 불필요한 일정 아니면 외부에 잘 나가지도 않았는데 내가 감기라니! 배탈 같은 건 내가 먹는 걸 조심하면 된다지만 감기는 정말 소리 소문 없이 찾아온다. 생각보다 많은 임산부들이 감기 때문에 고통받고 있기에 나의 회복 과정을 써보려고 한다.
<임산부 감기 타임라인>
✔️1일 차
목이 간질간질하지만 아직 기침은 안 난다. 하지만 머리가 지끈거려 밤새 잠을 설쳤고 다음날 열을 재보니 37.9도. 타이레놀 먹으면 열이 37.5도 정도로 떨어지지만 확 떨어지진 않는다. 어느 임산부가 그렇듯 다른 처방을 받기보다는 타이레놀로 참으며 버티는 하루. 확실히 이건 감기기운이다 싶어서 쿠팡에서 배도라지청을 주문하고 꿀물로 목을 따뜻하게 해 준다.
✔️2일 차
마른기침이 시작되었다. 잠깐 낮잠을 자려고 해도 쿡, 쿡 하고 나오는 기침 때문에 낮잠 자기도 힘들다. 머리가 여전히 지끈거려 열을 재보니 38.2도. 임산부는 기침보다 더 위험한 게 고열이라고 한다. 양수온도가 높아지면 안 되기 때문. 특히 임신초기의 고열은 태아 기형 가능성이 증가한다. 임산부 감기로 카페에서 검색해 보니 그냥 집에서 푹 쉬며 버티라는 사람들 반, 병원을 가라는 사람들 반으로 나뉜다. 또 하루가 지나간다.
✔️3일 차
마른기침이 매우 심해졌다. 나는 결국 병원행을 택했다. 병원 가서 약 세 개 3일 치 를 타왔다. 코푸시럽, 페니라민정, 펜잘. 코푸시럽에 대해서도 임산부에게 유해하니 무해하니 갑론을박이 온라인에서는 한창이다. 아, 몰라~ 하고 약을 냅다 때려먹고 낮잠 2시간을 기절해서 잤다. 여전히 기침이 터져 나와 한마디도 말하기 힘든 상태였지만, 밤에도 기침하지 않고 9시간을 내리 잤다.
✔️4일 차
아침에 일어나니 토하듯이 폭풍기침을 한다. 마른기침에서 가래가 잔뜩 낀 기침으로 바뀌었다. 콧물도 서서히 차오르는 것 같고. 그래도 마른기침에서 콧물, 가래 쪽으로 넘어간다는 것은 감기가 나아가고 있다는 신호! 여전히 기침이 터져 나와 말한마디 하기 힘들지만, 말만 안 하면 되기에 밤새 잠은 잘 잤다.
✔️5일 차
여전히 가래기침이 있긴 했지만 기침 빈도수가 많이 줄었다. 목소리가 골룸처럼 쉬어버렸다. 기침하거나 재채기할 때마다 갈비뼈 부분에 알 수 없는 늑골통증이 생겼다. 취소할 수 없는 일정이 있어서 마스크 쓰고 외부에 다녀왔지만 이전보다 상태가 많이 나아진 상태다.
✔️6일 차
기침이 거의 다 멎었고, 병원에서 타온 약은 아침에 마지막으로 먹고 복용 종료. 점심에 기절해서 낮잠을 자고 일어나니 내가 아팠었나..? 싶은 느낌으로 컨디션이 회복되었고, 이제 요리든 뭐든 일상생활 복귀가 가능할 것 같았다.
✔️7일 차
여전히 코는 맹맹하지만, 그래도 일상생활이 가능하고 내일부터는 다시 일주일을 쉬었던 운동을 갈 수 있을 것 같다.
임산부 감기 초기부터 완치까지 딱 일주일 걸렸다. 아주 급속도로 아파졌고, 급속도로 나은 느낌이다. 찾아보니 초장에 안 잡으면 임산부 기침감기는 한 달 이상을 가는 사람도 있다고 하길래, 그냥 맘 편하게 미리 약 먹고 빨리 나은 게 나에게는 더 좋은 선택이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낀다. 하지만 이건 지극히 나의 선택이고, 걱정돼서 버티며 약 안 먹는 임산부들의 마음도 무조건적으로 이해가 간다. 나도 병원 가기 전 수많은 내적갈등을 했었으니까. 그러니 임산부 감기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고 발을 동동 구르는 수많은 임산부들에게, 어떤 선택을 하든 괜찮다고, 그 순간의 나에게 최선이었다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말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