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정원을 꿈꾸는가?

주택에 산다는 것은

by 타마코치

단독 주택에서 누릴 수 있는 기쁨 중 하나는 정원 가꾸기이다. 아파트 베란다에 꾸며놓은 미니정원이 주는 아기자기함을 넘어서 자연과 호흡하는 식물이 자라는 모습을 지켜보는 재미를 준다. 집 터 앞에는 개천이 있다. 지금은 하상 정비를 해서 일부 지하화 되었지만 십수 년 전에는 노천이었다. 오랜 세월 물이 흘러간 탓에 집터 주변에서 둥글둥글 다듬어진 자연석들이 많이 나왔다. 집 터를 닦으면서 한 켠에 쌓아두었는데 파도 파도 계속 나와서 적당한 깊이 까지 파고 덮었다. 지금도 주위를 파내려가면 자연석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자연석은 정원을 꾸미는데 유용하다. 자연석은 비싸서 대부분 광산이나 산 절개지에서 나온 파쇄석을 정원석으로 사용한다. 자연석은 둥글둥글 다듬어져 파쇄석보다 보기 좋다. 쌓아놓은 돌 가운데 적당한 것들을 골라 정원 주변을 둘렀다. 그리고도 많이 남아 처치 곤란이었다.


터를 다듬으면서 마당에 깔 흙을 받았다. 마당 표토로는 마사를 제일로 친다. 마사는 돌들이 오랜 풍화로 부서진 적당한 굵기의 모래로 통기와 배수가 좋다. 마당은 배수를 고려해 표토 아래 자갈층을 두고 표층에는 마사를 깔기를 권장한다. 마당이 크다면 유공관을 아래에 묻어서 배수관으로 연결되도록 해야 한다. 집 지을 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적절한 때와 인연이었다. 그게 안 맞을 경우엔 비용이 더 들어간다. 마사를 온전히 업자에게 구입하면 돈이 많이 든다. 진작부터 몇 군데 수소문해서 좋은 흙이 나올만한 곳에 미리 이야기해두었는데 시기가 맞지 않았다. 어쩔 수 없이 다른 흙을 받아서 마당에 깔았다. 큰 문제는 없으나 폭우가 오면 잔디 마당에 물이 더디 빠져 질펀해진다. 그걸 감안해서 대문에서 현관으로 연결되는 댓돌을 박아두었다.


정원을 꾸미는 일도 계획이 필요하다. 가급적이면 전문가의 조언을 받는 게 좋다. 나는 지인이 자신의 정원을 정리한다 하여 그곳에 심어져 있던 나무들 중 일부를 이식하였다. 식물 구입비는 조금 아낄 수 있었으나 계획성 없이 초목을 심은 것 같아 아쉬움이 있다. 정원을 꾸미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먼저 소나무와 잔디를 중심으로 정원을 꾸미는 방법이다. 널찍한 잔디밭이 개방감을 주며 깔끔하고 정제된 맛이 있다. 그러나 꽃들이 많지 않아 아기자기한 맛은 덜하다. 한편에 꽃밭을 두어 타협점을 찾을 수도 있다. 다른 하나는 다양한 화초를 자연스럽게 심는 방법이다. 내가 택한 방법이기도 하다. 하절기 계절의 변화에 따라 여러 식물들의 변화를 만끽할 수 있다. 물론 각 식물들마다 작은 관심이 필요하며 낙엽이나 마당 관리에 품이 더 들어간다.


처음에 작은 나무들을 심으면서 이게 언제 자라겠나 싶지만 한 해 두 해 시간이 훌쩍 지나간다. 어느덧 나무는 5년 10년이 돼가고 키도 훌쩍 자라 지붕만큼 키가 자란다. 수종에 따라 또는 심는 위치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건물 가까이 있는 나무는 키가 건물보다 높지 않은 것이 좋다. 키가 작은 수종을 택해야 하고 위로 웃자라지 않도록 정기적으로 전지 작업을 해주어야 한다.


이렇게 말하면 조금 찔리긴 하지만 마당을 보면 그 집주인의 모습이 그려진다. 관심과 사랑이 예쁜 마당을 만든다. 그래서 마당 관리에도 전략이 필요하다. 마당과 함께 할 수 있는 자신의 여건을 고려해야 한다. 어떤 정원을 갖고 싶은지 구체적으로 생각해보고 책이나 전문가의 조언을 따르는 것이 좋겠다. 농사를 짓는 이웃집들을 보면 잔디 대신 시멘트나 보도블록 마당인 집이 대부분이다. 흙마당에서 몇 년 지내보면 그 심정을 이해할 수 있다. 종일 밭일하고 집에 들어와 특별한 수확이 나지 않는 마당을 가꾸느라 시간과 힘을 쏟는 건 그들에게 사치다.


‘타샤의 정원’을 책에서 접하고 그 아름다움에 놀랐다. 풀 한 포기 꽃 한 송이 타샤 할머니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었다. 끝없는 관심과 사랑으로 정원을 가꾼 그녀의 근면함에 마음으로 경의를 표했다. 집의 작은 정원 하나 가꾸는데도 정성이 필요한데, 하물며 우리 마음 밭을 가꾸는 일은 어떤가. 서양 속담에 정원을 망가뜨리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냥 가만히 두는 것이라고 한다. 돌보지 않고 그냥 두면 정원은 망가진다. 우리의 마음 밭도 그렇다. 끊임없이 돌아보고 관심과 사랑으로 돌볼 일이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창문은 계획보다 크게 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