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단장한 날

by 타마코치

요 며칠 집 단장을 했다. 초봄에 강풍이 불던 날 지붕재 한 두 군데가 떨어져 날아갔다. 지붕재를 보강해 고치면서 미뤄두었던 다른 숙제도 덩달아 하였다. 하절기 강렬한 태양빛으로 탈색되고 벗겨진 외벽 페인트를 다시 칠하고 데크의 망가진 부분을 교체했다. 마당과 데크에 쓰지 않는 너저분한 물건들도 정리하였다.


대표적 지붕재인 기와는 재료에 따라 점토기와와 금속기와로 나뉜다. 점토기와는 단열이 좋고 입체감이 있어 아름다운 반면 가격이 비싸고 무겁다. 금속기와는 가볍고 내구성이 강하며 다른 재료와 잘 어울린다. 징크는 아연을 얇게 편 금속판이다. 100년 이상의 내구성을 가지고 있고 모던한 느낌을 주어서 건축주들이 선호한다. 가격과 시공비가 비싸다. 아스팔트 슁글은 개인주택을 지을 때 가장 많이 사용한다. 색상도 다양하고 내구성이 좋으면서 가격이 저렴하다.


집을 지을 때 지붕에도 돈이 제법 들어간다. 생각했던 것보다 지붕의 면적이 넓다는 사실을 알고 놀랐다. 징크 시공 견적은 예산을 많이 초과해서 포기했다. 대부분의 주택이 국민 지붕, 아스팔트 슁글을 선택하는 이유도 바로 예산 때문이다. 몇 해에 한 번씩 강풍이 심하게 불면 지붕재가 들썩이다가 한 두 개가 떨어졌다. 바람이 센 탓도 있었지만 의심되는 다른 가능성을 이번에 알게 되었다. 아스팔트 슁글은 시공할 때 비닐 띠를 벗겨내고 찐득한 부분을 다음 타일의 머리 부분과 붙인다. 지붕고에서 처마 방향으로 물고기 비늘처럼 이어 붙인 후 못을 박아 지붕에 고정시킨다. 바람에 들썩여 접히면서 망가진 부분도 교체했다. 떼어 낸 지붕재를 치우려고 보다 보니 접착면의 비닐이 그대로 붙어 있었다. 지붕재를 붙들고 있는 것은 결국 못뿐인 셈이었다. 아무래도 접착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집을 지어주는 사람들은 귀이개 같은 걸 항시 같고 다닐 것 같다. 자신들이 지어준 집에 입택해 사는 사람들이 집에 대해 불만족스러운 부분을 놓고 두고두고 투덜댈 테니 말이다. 페인트 칠을 새로 하고 나니 이 집으로 이사했던 날이 떠올랐다. 마치 화장을 고치고 나를 향해 앉는 여인 같았다. 이젠 시간이 흘러 키 작은 이라는 말을 떼내지 못할 것 같았던 묘목들도 키가 훌쩍 자랐으며, 개리도 어린 티를 벗고 제법 마당의 주인행세를 하고 있다. 이 집에는 언제까지 살게 될까. 오늘 문득 생각이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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