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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타마코치 Oct 13. 2020

쿼런틴

뉴욕 한인 부부의 코로나 존버 40일

[쿼런틴] - 코로나19와의 사투와 40일간의 생존기

지은이: 김어제

펴낸 곳: 마음의숲

1판 1쇄 발행 2020년 9월 7일

분량: 314쪽

가격: 15,000원     


이 책은 검사도 치료도 받을 수 없는 미국의 의료 상황 속에서 뉴욕의 한국인 부부가 해열제만으로 코로나19를 이겨낸 생존기이다. 팬데믹으로 인한 사회적, 정신적 패닉 상태로 고립상황을 버티며 가까스로 귀국해 일상으로 돌아오기까지 40일간의 기록을 담았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1단계로 하향 조정되었다(2020년 10월 12일 한국 기준). 숨통이 트이듯 반가웠다. 그러나 이제 코로나와 완전한 거리를 두고 살아갈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코로나를 통해 일상의 소중함을 깨닫고 있으며, 배려와 연민 없는 인간사회의 추악한 바닥 또한 맛보고 있다.


쿼런틴(Quarantine)은 격리, 검역을 일컫는 말로, 14세기 유럽에서 흑사병이 대유행할 당시 베네치아 의회가 입항하는 선박과 선원들을 40일 동안 격리하고 검역한 일에서 유래한 말이다. 공교롭게도 이 책의 주인공들이 코로나 발병부터 자가격리와 치료 과정, 격리가 끝나기까지 40일이 걸렸다.     


이 병은 사람과 사람 사이를 떼어 놓는다.
누군가를 만질 수도 없고 가까이 갈 수도 없다.


카뮈의 ‘페스트’에서도 보았지만 전염병은 우리의 인간성을 완벽하게 발라낸다. 저자는 천조국이라는 미국의 중심에서 코로나를 통해 그 허상을 본다. 이 책은 코로나 생존기라기보다는 우리의 오래되고 못된 사고와 시스템에 대한 저항기로 읽혔다.


미국은 부유하지만 의료보험 시스템은 사악해 보이기까지 하다. 의료보험 때문에 개인이 파산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웬만큼 아파도 집에서 넷플릭스 같은 영화를 보면서 버틴다(Netflix and ill). 코로나로 인한 혼란, 동양계 외국인 등 복잡한 상황과 요인으로 저자 부부는 의료서비스의 사각지대에 남게 된다.


차별로 인한 사각지대는 상태가 더 나쁘다. 오랜 시간 속에 딱딱하게 굳어버린 선주민 차별 정책, 아시안 혐오, '먼지 차별'과 '은근한 인종 차별'로 인해 벌어지는 사건들은 상식을 뛰어넘는다. 이러한 차별은 놀랍게도 종교 근본주의자들도 한몫을 한다. 방역지침을 위반하는 종교집회가 초기 확산의 급속한 원인이 되었던 점도 많이 공감되었다.


손의 피부가 헐어 벗겨질 정도로 손소독제를 사용하는 주인공의 대처가 강박적 행동처럼 보였다. 그러나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잠깐 동안의 동네 슈퍼마켓 출입으로 감염된 배우자 P와 함께 좁은 공간에서 별다른 병원 치료 없이 간호하며 이겨낸 과정의 이야기는 너무 생생하게 다가온다.


그래서인지 그가 이야기하는 코로나19 이후에 대한 통찰은 주목할만하다. 기후변화와 인수공통 감염병, 언제고 닥칠 제2의 팬데믹 시대에 필요한 마음가짐을 생각해볼 수 있었다. 경험적으로 체득한 내용을 정리해둔 책의 말미의 부록은 코로나에 대응하는 우리의 느슨한 일상을 경계하게 한다.


낭독산책 유튜브 채널 링크: https://youtu.be/MwWeCV7rCv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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